외국인 통합계좌 ETF 문 열었지만…레버리지 제외·한도 규제 검토
해외 개인투자자 유입 기대에도 투자 선택지 확대는 제한적
지수형 ETF까지 규제 영향권 가능성…제도 설계가 성패 좌우
2026-06-29 16:32:24 2026-06-29 16:42:24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금융당국이 외국인 통합계좌(옴니버스 계좌)를 통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를 허용하기로 했지만 실제 투자 가능한 상품 범위는 예상보다 제한될 전망입니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허용 대상에서 제외되고 외국인 지분 제한 종목이 포함된 ETF에는 별도 한도 규제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통합계좌 ETF 개방의 성패가 제도 도입 자체보다 최종 허용 범위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통합계좌 거래 대상에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추가하는 내용의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해외 금융회사가 국내 증권사에 자사 명의 계좌를 개설한 뒤 다수 고객의 주문을 취합해 거래하는 방식입니다. 지금까지는 개별 주식 거래만 가능했지만 제도 개편이 마무리되면 해외 투자자는 현지 증권사를 통해 국내 ETF와 ETN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금융당국은 오는 7월1일까지 규정 변경 예고 절차를 진행한 뒤 관련 제도 정비를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우선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은 허용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입니다. 당국은 가격 변동성이 크고 공매도와 유사한 투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해당 상품은 거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제 투자 수요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근 글로벌 ETF 자금은 국가 단위 투자보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방산, 전력 인프라 등 산업과 테마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홍콩 시장에서는 관련 레버리지 상품이 개인투자자의 주요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ETF를 살 수 있느냐보다 어떤 ETF를 살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수요가 큰 상품군이 빠질 경우 기대했던 해외 개인투자자 유입 효과도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쟁점은 외국인 지분 제한 종목이 포함된 ETF 처리 문제입니다. 금융당국은 통신과 방송, 항공 등 외국인 보유 한도가 적용되는 업종이 편입된 ETF에 대해 별도의 취득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국인 지분 제한 종목이 일부 테마형 ETF에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부담입니다. 통신·방송·항공 업종뿐 아니라 한국전력(015760)한국가스공사(036460) 등 외국인 보유 제한이 적용되는 종목 일부는 코스피200 구성 종목에도 포함돼 있어 규제가 현실화할 경우 대표 지수형 ETF까지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외국인 보유 한도가 적용되는 종목이 ETF에 일부 편입된 경우에도 제한할지, 일정 비중 이상 담긴 상품에만 별도 규제를 둘지를 놓고 기준 마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코스피200처럼 정기 리밸런싱이 이뤄지는 지수형 ETF는 구성 종목 변화에 따라 규제 대상 여부가 수시로 달라질 수 있어 운용사의 관리 부담도 커질 전망입니다.
 
거래 방식에 따른 규제 차이를 둘러싼 논란도 예상됩니다. 현재 외국인이 일반 계좌를 통해 국내 ETF를 거래할 때는 ETF 안에 담긴 개별 종목의 외국인 취득 한도를 별도로 적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통합계좌를 통한 ETF 거래에만 별도 제한이 적용될 경우 같은 ETF라도 일반 계좌로는 투자할 수 있지만 통합계좌로는 제한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해외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ETF를 거래할 수 있느냐보다 어떤 상품까지 투자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결국 외국인 통합계좌 ETF 개방의 성패는 문을 열었느냐보다 어디까지 열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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