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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사외이사도 대거 물갈이?
4대 지주 사외이사진 줄줄이 임기 만료
금감원장, 이사회 다양성 독립성 강조
2022-11-21 06:00:00 2022-11-21 06:00:0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대거 만료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사회의 독립성을 명분으로 이사진 선임에 압력을 행사할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상당수가 무난하게 재선임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사에 대한 통제 수위를 높이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금융지주(KB금융(105560)),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055550)), 우리금융지주(316140), 하나금융지주(086790) 등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4명 중 29명이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된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총 12명 중 11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총 12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김조설 이사를 제외한 이윤재, 박안순, 변양호, 성재호, 윤재원, 진현덕, 허용학, 곽수근, 배훈, 이용국, 최재붕 이사의 임기가 종료된다. 신한금융은 6년 초과 연임 제한이 있어 박안순 이사의 연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총 7명의 사외이사 중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김경호, 권선주, 오규택 이사 등 6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KB금융은 5년 초과 연임이 불가능해 2018년 3월 처음 선임된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이사는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총 8명의 사외이사 모두 임기가 만료된다. 하나금융의 경우 사외이사 임기는 최대 6년으로 아직 임기 제한에 걸리지 않은 8명 전원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금융은 총 7명 사외이사 중 노성태, 박상용, 정찬형, 장동우 등 4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끝난다. 우리금융도 6년 임기 제한이 있다. 2019년 1월부터 사외이사를 맡은 4명 모두 재선임 될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는 금융지주, 계열사 CEO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회장추천위원회, 임원추천위원회 등 구성원으로 포함돼 금융사 경영승계를 결정한다.
 
최근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권을 겨냥해 이사회의 전문성과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잇달아 던지고 있어 금융권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이복현 원장은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단과 간담회에서 이사회의 다양성과 독립성 제고를 위해 사외이사가 특정 직군이나 그룹에 지나치게 편중되지 않고 특정 시기에 과도하게 겹치지 않게 구성해달라고 당부했다.
 
 
연말부터 시작되는 금융지주와 계열사 CEO, 사외이사 인사 시즌을 앞두고 나온 발언이라 앞으로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민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개입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가 아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영진 선임은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자 책무로 이사회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구성·선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는 이 원장의 발언 역시 금융사 경영승계에 이사회가 미치는 영향력에 근거해 적극적인 통제와 감시를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사회 안건 처리 결과를 보면 거수기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반기 4대 금융지주 이사회 주요 안건을 살펴보면, 찬반투표를 거친 총 94개 안건 중 93개의 안건이 의결권 제한을 제외하고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94개 안건 중 1개의 안건에서만 반대가 나왔다. 변양호 신한금융 이사는 지난 3월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건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자사주 취득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사주 취득 정책에 대한 접근방법 및 소통방식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이사회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활동을 위해 사외이사가 독립적인 위치에서 견제와 감시를 해야 하는데, 이사회에서 활동을 보면 경영진의 이익을 대변하기 급급한 모습"이라며 "거수기 비판을 받는 사외이사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는 필요하지만 자칫 과도한 경영 간섭으로 보일 소지도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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