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한국 특수선 양강의 경쟁이 다시 불붙었습니다.
HD현대중공업(329180)과
한화오션(042660)이 이르면 이달 말 결론이 날 태국 차세대 호위함 사업에서 양보 없는 승부를 벌입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 무산 이후 처음 맞붙는 해외 대형 수주전으로, 승자는 최대 4조원 규모 후속 사업은 물론 글로벌 함정 시장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HD현대중공업의 3600톤급 호위함 충남함. (사진=HD현대중공업)
14일 업계에 따르면 태국 해군은 차세대 호위함 사업 제안서 검토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이달 말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합니다. 이번 사업은 태국 해군이 전력 증강을 위해 4000톤급 차세대 호위함 1척을 약 8000억원(175억 바트)에 도입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태국 해군은 현재 4척인 호위함 전력을 2037년까지 8척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으며, 후속함 발주가 이어질 경우 전체 사업 규모는 최대 4조원대까지 커집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 독자 제안서를 제출하고 글로벌 방산 기업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태국 수주전이 잠복해 있던 양사의 경쟁 구도를 다시 표면 위로 끌어올린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당시 양사는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실제 수주 성공 시 물량과 역할을 어떻게 나눌지를 두고 내부적인 의견 대립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HD현대중공업은 파격적인 현지화 조건과 풍부한 수상함 수출 실적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태국 정부가 요구한 최소 기준인 20%의 두 배에 달하는 40% 수준의 현지 생산 비율을 제안했으며, 태국 현지 조선소와 공동 건조하는 방안을 핵심 카드로 제시했습니다. 제안 함정은 한국 해군의 충남함급을 기반으로 개발한 수출형 호위함 ‘HDF-3600TH’로, 태국 해군의 작전 요구에 맞춰 무장과 전투 체계를 최적화했습니다. 필리핀과 페루 등에서 현지 조선소 공동 건조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철저한 납기 충족과 가격 경쟁력을 증명한다는 구상입니다.
한화오션이 태국 해군에 인도한 푸미폰 아둔야뎃함.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은 태국 해군과의 두터운 신뢰 관계와 기존 플랫폼의 연속성을 최대 강점으로 부각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은 2018년 태국에 3700톤급 호위함 ‘푸미폰 아둔야뎃함’을 인도했으며, 해당 함정은 현재 태국 해군의 핵심 기함으로 운용 중입니다. 이번 사업을 위해 제안한 4000톤급 수출형 호위함 ‘OCEAN-40F’는 기존 기함의 검증된 플랫폼을 발전시킨 모델입니다. 동일한 계열의 함정을 도입할 경우 태국 해군이 승조원 교육, 정비, 부품 조달 체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신규 플랫폼 도입에 따른 위험과 운영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습니다.
이번 수주전 결과는 향후 전개될 글로벌 함정 시장의 판도를 가를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잠수함과 호위함 도입을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필리핀, 그리스 등 대규모 해외 방산 사업이 대기하고 있어 태국에서의 승자가 향후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태국 현지 여론 등을 감안할 때 수주 전망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며 “이번 수주전에서 성과를 낸다면 K-해양 방산에 매우 유의미한 수주 실적이 될 것이며 후속 해외 발주 사업에서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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