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엔씨소프트, 리니지 재산권 지키기 '올인'…원IP 의존도가 문제
웹젠과 1심 소송 승소…'저작권' 아닌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리니지 지적재산권(IP) 의존도 높아…신작 출시 등 매출 다변화
2023-09-26 06:00:00 2023-09-26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16:1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자사의 대표 지식재산권(IP) ‘리니지’를 지키기 위해 웹젠(069080) 및 엑스엘게임즈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법원이 웹젠과의 1심에서 엔씨소프트의 손을 들어줬지만 ‘저작권 침해’에 대한 혐의는 기각되면서 장르적 유사성에 대한 논란은 다시 불거졌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절대적인 가운데 엔씨는 원게임 리스크를 탈피하기 위한 신작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이로 인한 매출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사진=엔씨소프트)
 
법정 공방 지속…'저작권 침해' 명확한 기준 필요
 
최근 엔씨소프트가 웹젠과의 저작권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61부는 1심 결심 공판에서 “웹젠이 ‘R2M’ 제작 및 서비스 과정에서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해 부당하게 이득을 취했다”라며 배상액으로 10억원을 지급하고 ‘R2M’의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판결했다. 웹젠은 1심 판결에 즉시 항소했다. 배상액 및 ‘R2M’ 게임 서비스 중단도 무기한 연기됐다. 이로써 엔씨와 웹젠의 법적 공방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법원은 이번 엔씨와 웹젠의 판결에서 ‘저작권’이 아닌 ‘부정경쟁방지법’을 문제 삼았다. 게임의 구성요소, 배열 및 조합 등이 비슷하나 이것이 다른 게임과 구별되는 창작적 개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결한 것이다. 
 
웹젠 이전에도 리니지와 유사한 게임이라는 뜻의 ‘리니지라이크(like·같은)’는 성행하고 있었다. 과금을 통한 캐릭터 강화는 대표적인 수익모델(BM)이자 장르적 유사성으로 꼽힌다. 때문에 엔씨소프트는 이번 소송을 통해 지식재산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리니지IP와 비슷한 게임들의 출시가 엔씨의 실적 악화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다. 웹젠이 2020년 8월 모바일 게임 ‘R2M’을 출시한 이후로 엔씨의 2020년 4분기 매출은 5613억원에서 2021년 1분기 5125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67억원에서 567억원으로 3분의 1가량 급감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도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어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웹젠은 ‘R2M’을 출시한 후 2020년 2분기까지 602억원이던 매출은 3분기 1070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64억원에서 435억원으로 3배가량 올랐다. 영업이익률도 2020년 3·4분기, 2021년 1분기까지 40.66%, 41.90%, 47.86%로 치솟았다. 그 전의 웹젠의 영업이익률은 20% 후반에서 30% 초반을 유지하고 있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에도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다. 엑스엘게임즈가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가 2019년 출시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콘텐츠와 시스템을 다수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웹젠과 항소심 결과에 따라 엑스엘게임즈와 소송 결과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최근 다양한 게임사들이 게임물의 무단 도용 등 지식재산권(IP) 관련 분쟁을 겪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엔씨소프트도 자사 대표 IP인 ‘리니지’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웹젠 R2M을 상대로 저작권법 위반 혐의에 대한 법적 대응을 진행했다”라며 “이번 판결은 기업의 핵심 자산인 IP 및 게임 콘텐츠의 성과물 도용에 대한 불법행위를 법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리니지' 원게임 리스크 벗어나야…신작 뒤집을까
 
신작의 부재로 인한 경영악화는 현재 게임업계 화두 중 하나다. 엔씨는 ‘리니지’ IP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신작 출시를 통해 하반기 반등을 꾀하고 있다. 
 
현재 엔씨 매출의 대부분은 리니지 IP에서 나오고 있다. 리니지의 매출은 2021년 2조3088억원, 2022년 2조5718억원, 2023년 상반기 919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리니지 모바일 게임으로 인한 매출은 2021년 1조5561억원, 2022년 1조8788억원, 2023년 상반기 6184억원이다. 온라인 게임을 제외하고 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W의 매출만 합산했는데도 매출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분기별로 보면 실적 약화세는 더 두드러진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7903억원을 기록했다가 줄곧 빠져 올 2분기 4402억원까지 떨어졌다. 1년 반 만에 매출이 반토막난 셈이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1분기 2442억원에서 2분기 1230억원으로 절반 정도 감소하더니, 올 2분기 353억으로 감소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하반기부터 신작 출시를 본격화한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외에도 캐주얼 게임 등 장르를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오는 26일 캐주얼 퍼즐 장르 '퍼즈업: 아미토이', 올해 12월에는 플래그십 IP ‘THRONE AND LIBERTY’를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블레이드 & 소울 S', '배틀 크러쉬'를 공개하고, RTS 장르인 '프로젝트G'도 선보일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다양한 신작과 장르/플랫폼의 다변화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게임 라인업이 더욱 다채롭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오는 11월에는 8년만에 지스타에 참여해 그동안 엔씽(NCing)을 통해 공개했던 새로운 신작 게임들을 선보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