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구리·광명·고양·하남 ‘부글부글’…우리는?
국민의힘, 인접도시 편입 가능성 언급
해당 지자체들 ‘관망’…지역주민은 ‘반신반의’
2023-10-31 17:38:48 2023-10-31 18:21:01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국민의힘이 김포의 서울시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김포는 물론 다른 인접 도시들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당장 서울과 인접한 구리와 광명, 고양, 하남 등의 지역이 거론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해당 지자체들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고, 실제 편입 가능성도 낮아 정치적 구호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전날 김포의 서울시 편입 추진을 공론화하면서 인접 도시들의 서울 편입 가능성도 함께 언급되고 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김포 외에도 광명·구리·하남 등의 지역도 서울 편입을 검토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 단계에서는 김포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나머지 지역은 지역민들의 요구가 있거나 시의 요구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은 김포뿐 아니라 서울 인접 지역들의 서울시 편입도 가능하다고 분위기를 띄우는 상황입니다.
 
박수영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민의 생활권과 행정구역을 일치시켜주는 노력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라며 “고양, 구리, 하남, 성남, 남양주, 의정부, 광명 등도 (서울시 편입에 대한) 주민의 뜻을 묻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적었습니다. 김종혁 고양병 당협위원장도 “경기 인구 1300만명은 너무 많다”며 “김포뿐 아니라 고양시도 서울로 편입시켜 행정권과 생활권을 일치시키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서울 편입이 거론되는 고양, 구리, 하남 등 지자체들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관망하고 있습니다. 해당 지역 주민들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입니다. 집값 상승과 교통문제 해소 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가 하면, 실현 가능성이 낮고 내년 총선용 ‘포퓰리즘’이란 부정적 반응도 나왔습니다.
 
광명에서 서울로 출퇴근한다는 최모씨(52)는 “갑작스럽게 나온 얘기인 거 같은데, 어쨌든 서울로 편입되면 여러 혜택이 있지 않겠냐”고 했고, 광명역 근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서울시내 교통망으로 바뀌고 행정구역이 편입되면 부동산 가격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철산동 주민 백모씨(63)는 “경기도에서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총선을 앞둔 포퓰리즘 정책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서울 집중화 가중” “실현가능성 낮아”
 
전문가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냈습니다. 경기도와 수도권 전체의 발전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승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시 인접 지역들의 편입은 행정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쏠림 현상만 보이면서 경기도 경쟁력을 더욱 축소시킬 것”이라며 “서울 집중화를 가중시킬텐데, 행정구역을 사회적 논의 없이 변경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서울시 편입을 위해선 해당 지방의회의 동의를 얻거나 주민투표를 거치고, 이후 국회에서 서울 편입과 관련한 법률을 제정해야 합니다. 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추진하고 있어 경기도의 동의를 얻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수도권 열세를 만회하려는 총선 전략”이라며 “실현 가능성이 낮아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임요한 혁신위원장이 영남 중진의원들의 수도권 출마를 언급했는데, 이와 관련해 수도권 선거 전략의 일환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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