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BTS 게임, 팬덤만으론 성공 담보 못한다
상반기 'BTS 쿠킹온' 전 세계 배급
성공 여부 촉각…넷마블 'BTS 월드'는 지난해 종료
업계 "IP 인기 이유, 게임으로 구현해야"
학계 "인기 IP 기대는 것, 업계 불황 시사"
2024-01-26 16:03:09 2024-01-26 16:03:09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컴투스(078340)가 '글로벌 톱 티어 퍼블리셔' 구호를 내걸고 올해 BTS를 내세운 요리 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팬덤에만 기댄다면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업계 관측이 나옵니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전날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BTS 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 등 3종의 게임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BTS 쿠킹온은 방탄소년단 캐릭터 타이니탄과 함께 전 세계 도시를 돌아다니며 각 지역 대표 음식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요리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컴투스는 다음달 사전 예약을 시작하고 상반기 전 세계 출시합니다.
 
이 게임 제작사 그램퍼스는 '쿠킹어드벤처'와 '마이리틀셰프' 등으로 세계 누적 3300만 내려받기를 기록한 요리 게임의 강자로 불립니다.
 
김지인 그램퍼스 대표가 25일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4 컴투스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BTS 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컴투스)
 
컴투스는 게이머가 각 도시를 여행하고 요리하는 과정에서 타이니탄 이야기 전개와 포토카드 수집 등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게임 업계 표현을 빌리면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는 전략"인 셈입니다.
 
하지만 BTS IP(지식재산권) 활용작이 무조건적으로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가까운 예가 넷마블(251270)이 2019년 6월26일 출시한 카드 수집 게임 'BTS 월드'입니다. 이 게임도 게이머와 방탄소년단의 소통과 카드 수집 요소를 내세웠지만, 출시 초반 이후 지속적인 성과를 내진 못했습니다.
 
BTS 월드는 출시 직후인 2019년 3분기 넷마블 게임 매출의 4%를 차지했습니다. 이후 4분기와 2020년 1분기에 각각 2%로 줄더니, 그해 2분기부터 줄곧 '기타'로 분류되다 지난해 12월26일 서비스를 마쳤습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게임의 외양에 IP를 덧씌우는 형태가 아닌, IP 자체의 매력을 온전히 즐기게 하는 게임이 지속적인 흥행을 보장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컴투스 신작이 BTS 게임이라 출시 초반에는 흥행 가능성이 높지만, 인기의 지속성을 위한 설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과거 우후죽순 쏟아진 마블 모바일 게임을 보면, IP의 특징을 살리지 않은 채 유명세에 기대 실패한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스파이더맨의 웹 슈터로 거미줄을 쏘면서 뉴욕의 빌딩 숲을 실감 나게 날아다니는 경험을 준 플레이스테이션용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성공한 걸 보면, 팬들이 그 IP를 좋아하는 이유를 어떻게 게임이란 형태로 만들어낼 것인지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은 기존 팬이 기본 매출을 올려주니, 잘 안 되도 평타는 나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런 식의 유명 IP 활용 게임 투자는 불황형에 속한다"며 "호황기라면 실패를 무릅쓰고 다양한 시도를 할 텐데, 지금 게임 업계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컴투스는 BTS 캐릭터 타이니탄의 무대를 직접 꾸미고, 이 무대에서 방탄소년단의 음악도 들어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Butter'를 시작으로 다양한 앨범을 주제로 한 이야기, 여러 시즌도 준비할 예정입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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