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에 BTC 상승…불장 계속
해리스 부통령, 코인 재산 없어
친 크립토 행보 기대감 낮아
트럼프 대세론 꺾기 전엔 영향력↓
2024-07-22 15:48:12 2024-07-23 15:59:04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로 급락했던 비트코인(BTC) 가격이 '트럼프 대세론'을 타고 반등했습니다. 향후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의 뒤를 이어 민주당 후보가 될 공산이 커졌지만, 시장은 해리스의 크립토(가상자산) 관련 행보가 시장에 영향을 줄 만큼 변화할지엔 의구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22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BTC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직후 기존 6만7000달러에서 1000달러 하락했다가, 이날 오후 2시58분 6만7600달러대로 올랐습니다.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선 9430만원대에 거래중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107일 앞둔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 발표 직후에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당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2021년 6월 백악관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 장면을 지켜보는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 (워싱턴·AFP=연합뉴스)
 
BTC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직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 부통령 후보 J. D. 밴스 상원 의원의 친 크립토 행보가 대세론과 맞물렸기 때문입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의 가상자산 행보에 대해선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은데요. 가상자산 업계에선 가상자산에 친화적이지 않은 현 정권과 민주당의 태도로 볼 때, 트럼프 후보 수준의 친 크립토 정책을 기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장경필 쟁글 리서치센터장은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가상자산에 대해선 공식적인 언급을 한 적이 없어 관련 시장에서도 평가를 유보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도 "2020년 대선 캠페인에서 새크라멘토 킹스(Sacramento Kings) 농구팀의 최고기술경영자(CTO)였던 라이언 몬토야(Ryan Montoya)를 일정 및 홍보 디렉터로 고용했는데, 라이언 몬토야는 농구팀 최초로 비트코인을 채택하고 이더리움 채굴과 NFT(대체 불가 토큰)을 출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중요한 건 해리스 본인의 공식적인 입장이 없었기에 업계에서의 평가 또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정식 후보로 선출된다면 추후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의 가상자산에 대한 태도는 공화당 후보와의 재산 비교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쟁글 리서치센터는 재산 공시를 인용해, 해리스 부통령과 남편 모두 가상자산을 투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리스 부부는 주로 신흥 시장과 국채를 주요 포트폴리오로 구성했을 뿐, 가상자산 관련 행보나 입장이 없습니다.
 
반면 트럼프 진영의 밴스 부통령 후보는 10만~25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암호화폐 규제 접근 방식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산업 친화적인 규제와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공언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이 친 크립토 정책을 적극적으로 공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해리스 부통령의 친 크립토 행보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 후보이고 바이든의 부통령이기 때문에 바이든과 큰 차이가 없을 거라고 보는 관점이 많다"며 "독단적으로 코인 친화 공약을 걸지는 않을 것 같고, 민주당이 변할까 의심스럽다"고 답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미 의회 폭동 사태 3주년을 맞이해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21일 전격 사퇴를 발표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당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AFP=연합뉴스)
 
대선이 네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 후보로 지목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세론을 꺾을지는 미지수입니다. BTC가 바이든 대통령 사퇴 직후 반등한 이유도 후보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장 센터장은 "과거 해리스 대 트럼프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게 나와, 시장에선 선거 구도 변화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급락분을 되돌리는 매수세가 나온 것으로 해석한다"며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단정하기 어렵지만, 이번 대선의 경우 크립토 정책이 주요 화두로 떠오른 만큼, 선거 구도 변화에 따라 가격 움직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BTC 가격은 미국 대선에 대한 시장의 기대로 요동치고 있지만, 현물 ETF 상장과 자금 유입 규모 등 다양한 변수도 주목해야 합니다.
 
장 센터장은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대표가 SEC와의 갈등 조정이 임박했단 소식을 최근 X(트위터)에 올리며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어, 리플과 SEC의 공방이 완결되면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 밖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 인하, SEC가 코인베이스와 컨센시스를 상대로 낸 증권법 위반 소송 등이 가상 자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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