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시아나, 대한항공 통합 앞두고 ‘셀프 학습’ 운항…“안전 우려”
이달 1일부터 대한항공 절차로 비행
"5시간 현장 교육·하루 모의훈련뿐"
“비용 절감 목적”…“충분한 교육 필요”
2025-08-12 14:37:47 2025-08-12 14:56:18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한항공(003490)과 통합을 앞둔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이달 1일부터 대한항공 비행 절차로 운항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비행 절차를 숙지해야 하는 아시아나 조종사들은 400~500쪽에 달하는 교범 분량을 익혀야 하는데, 6월에 이뤄진 온라인 교육을 제외하고 오프라인 교육은 8월 이후 단 한 차례(5시간)와 하루짜리 시뮬레이터(모의훈련)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종사들은 “바뀐 절차에 대한 숙지가 미흡한 상태에서 셀프 학습에 따라 비행을 이어갈 경우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난해 11월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아시아나는 지난달 국토교통부에 비행 절차를 대한항공의 비행운영교범(FOM), 조종사운영교범(POM), 항공기운영교범(FCOM)으로 바꾸겠다고 신고하고 인가받았습니다. FOM은 조종사·승무원·정비사 등 운항 종사자가 지켜야 할 절차와 기준을 담은 ‘안전 운항 바이블’로 불립니다. POM은 정상·비정상 절차를 포함한 비행 지침, FCOM은 항공기 제작사 발행으로 항공기 성능과 비상 절차 등 운항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국제 운항 규범 준수와 사고 시 신고한 절차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운항 규정을 인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시아나 조종사들에 따르면, 회사가 제공하는 오프라인 교육은 단 5시간과 시뮬레이터 훈련 하루뿐이라 절차가 다른 대한항공 교범 약 400~500쪽 분량을 사실상 개인이 숙지해야 합니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조종사는 “기장과 부기장이 서로 다른 절차를 갖고 비행하는 상황 자체가 위험한데, 회사는 개인이 공부로 해결하라고 한다”며 “비상 상황에서 절차 이해가 어긋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지적했습니다. 
 
조종사들은 회사가 비용 절감 차원에서 교육 시간을 최소화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조종사들의 스케줄을 빼면 대체 인력 투입과 운항 차질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아시아나 측은 “6월부터 전 운항승무원(기장·부기장) 대상 온라인 교육, 7월 교관·심사관 관숙비행(훈련비행), 8월 이후에는 오프라인 5시간·시뮬레이터 하루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시 교육도 신청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규정에 따라 충분한 온·오프라인 교육과 시뮬레이터 훈련으로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시아나 운항승무원들은 역차별도 주장했습니다. 대한항공 A380 운항승무원 20명이 지난 3월 아시아나에 파견돼 아시아나 절차를 적용한 비행을 했는데, 이들에게는 교육 등에 약 두 달이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파견은 운항 절차와 매뉴얼 등 통합 과제를 선제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파견된 이들은 입사 교육 등을 포함해 두 달이 소요된 것”이라면서도 “비행 절차 숙지 시간이 정확히 얼마였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절차 차이에 대한 교육과 훈련은 안전 확보를 위해 필수라고 강조합니다. 권보헌 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안전 운항을 위해서는 양사의 비행 절차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차이가 난다면 어떻게 맞출 것인지 등에 대한 훈련과 교육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시아나 조종사들의 오프라인 교육 시간 확보에 대해 “교육 후 숙지 상태를 점검해 훈련이 부족하면 추가 훈련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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