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현대리바트의 '이상한 환헤지'…7억 써서 8억 잃었다
6년간 환율 리스크 방어 위해 통화선도 매매
7억원 투입했지만 8억원 적자…평가손실 커
실적하락에 해외매출만 증가…전략 재검토 필요
2025-11-13 06:00:00 2025-11-1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1일 16:3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현대리바트(079430)가 환율 방어에 공을 들였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총 7억여원을 투입해 통화선도 계약을 맺으며 환헤지 전략을 이어왔지만 누적 손실만 쌓였다. 올해 1분기 2400만원의 소폭 흑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분기에서 손실을 기록했다.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려던 시도가 오히려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 셈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해외 매출만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환율 관리 전략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기마다 통화선도 체결…6년간 7억 투입에도 '손실 행진'
 
현대리바트는 해외(베트남·캐나다·중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에 자회사를 두고 해외 가구 생산·유통·공사·자재 공급을 하고 있다. 이에 상장 연도인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분기마다 환헤지 전략인 통화선도 거래를 체결해왔다. 환헤지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한 리스크 관리 전략이며, 통화선도는 미래의 일정 시점에 미리 정환 환율로 외화를 사고팔기로 약속하는 계약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리바트의 통화선도(파생상품) 거래 체결 시 거래손익은 2020년 마이너스 9900만원, 2021년 마이너스 2600만원, 2022년 마이너스 6억원, 2023년 200만원(거래이익 1200만원, 거래손실 1000만원), 2024년 마이너스 2700만원, 2025년 상반기 마이너스 9500만원을 기록했다. 6년간 통화선도 매매에 약 7억원을 투입한 셈이다.
 
반면 거래로 인한 성과인 파생상품 평가손익 내역 중 이익이 발생한 분기는 올해 1분기(2400만원)뿐이다. 나머지 내역에서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20년 1분기 마이너스 2억원, 2021년 2분기 마이너스 1억원, 2022년 상반기 마이너스 2억원, 2024년 1분기 마이너스 2억원, 2025년 상반기 마이너스 1억원이다. 총 평가손익은 마이너스 8억원이다.
 
환헤지를 위한 통화선도에서 거래손익(실제 발생한 현금흐름) 이외에 평가손익이 따로 인식되는 이유는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른 회계처리 때문이다. 통화선도는 적용 시기에 지속적으로 시가 평가를 하기 때문에, 결산 시점 전까지 평가손익이 기타포괄손익에 인식된다. 결산 시점에는 이미 평가손익이 누적 반영돼 거래손익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그러나 손익이 나지 않는 것은 아니며, 통화선도 거래 정산 시점에 그동안 포괄손익계산서에 누적된 손익이 당기손익으로 이동해 실제 손익이 발생한다.
 
환헤지 전략의 오작동은 외환차이 감소로 이어졌다. 업체의 올해 상반기 해외사업장 환산외환차이는 마이너스 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9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영업부문 순외환차이에 의한 유형자산 증가 항목에서도 지난해 상반기 7000만원에서 올해 동기 마이너스 3억원으로 급감했다. 리스부채 부문의 순외환차이에 의한 증가 항목도 지난해 상반기 1000만원, 올해 동기 마이너스 5000만원을 기록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환헤지 전략으로 통화선도만 매매하는 이유에 대해 “캐다나 빌트인 공급, 가구 수입 등 해외 활동이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환율 해칭이 필요해 통화선도 상품을 매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통화선도 평가손실에 대해서는 “다른 회사랑 비교했을 때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적 떨어지는데 해외매출만 선전…환율 리스크 관리 재점검 필요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실적이 다시 내리막을 걷고 있다.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1조17억원, 지난해 동기 8476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50억원, 올해 상반기 14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7%다.
 
특히 전체 영업부문에서 가장 많이 영업이익이 하락한 부문은 B2C부문이다. 전체 매출 중 3번째로 큰 비율(19.5%)을 차지하는 B2C부문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9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마이너스 34억원) 대비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는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입주수요가 줄어 침대·식탁·소파 등 가정용 가구와 주방·바스 창호 등 가정용 인테리어를 판매하는 B2C가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전반적인 실적 하락 중에서도 해외 매출은 선전했다. 전체 매출 중 가장 많은 부분(36.2%)을 차지하는 해외건설 부문(B2B)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20억원에서 올해 동기 62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앞서 캐나다 법인의 매출 증가세도 꾸준히 이어져 2021년 152억원, 2023년 28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보다 해외 영업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실적 반등 모멘텀으로 해외 시장 사업 확대가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환율 리스크 관리 전략에 대해서도 업체의 효율성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여진다.
 
다만 현대리바트 측은 아직 해외시장에 대해 확장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해외 빌트인의 경우 전년 대비 매출 신장이 많이 됐지만 빌트인 가구 (전체) 매출로 따졌을 때는 비중이 그렇게 높지 않다”며 “(해외시장 확대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는 있겠으나 현재로서는 지금의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에 더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캐나다는 현지 빌트인 공급, 베트남은 해외 생산 거점 기지, 중국은 B2B 관련 소싱을 하고 있다. 해외 현지에서 사업을 수행, 관리하고 있지만 수출 목적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며 “헤지 상품(전략)은 지금 관리하고 있는 재무 구조상에서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무리가 없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