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반도건설, 분양대금 지연에도…장항지구 '올인'
분양미수금 4743억원 등 현금 흐름 부담 지속
평택 고덕서 대위변제로 드러난 현금 부담
차입금 상당 부분 고양 장항 부지 매입에 투입
2025-12-30 06:00:00 2025-12-3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26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반도건설이 평택 고덕 오피스텔 사업에서 분양대금 회수가 지연되며 현금흐름에 부담이 나타난 가운데서도, 고양 장항지구 주상복합 사업은 핵심 자체사업으로 판단해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재무활동을 통해 조달한 6천억원대 자금 역시 장항지구 부지 매입 등 자체사업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자금 수요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즉 일부 사업장에서 분양미수금이 누적되며 단기적인 현금 압박 요인이 발생했지만, 분양 안정성과 수익성이 확보된 사업에 대해서는 투자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고양 장항 카이브 유보라. (사진=반도건설)
 
대위변제로 드러난 현금 부담, 분양대금 회수 자신감은 유지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감사보고서 기준 반도건설의 전체 분양미수금은 47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3년(1529억원) 대비 약 3배 늘어난 규모다. 사업장별로 보면 평택 고덕 9-1-1, 9-2-1 오피스텔('평택 고덕 유보라 더 크레스트')에서 발생한 분양미수금이 각각 1083억원, 1056억원으로 총 2193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분양미수금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평택 고덕 오피스텔의 분양대금 회수 흐름을 보면 현금 정체가 더 뚜렷한 모습이다. 9-1-1 오피스텔의 누적 분양대금 회수액은 2161억원으로, 총 분양금액(3856억원)의 56% 수준에 그쳤고, 9-2-1 오피스텔 역시 2104억원을 회수하는 데 그쳐 회수율이 58%에 머물렀다. 분양수익은 대부분 인식됐지만 잔금 회수가 뒤따르지 않으면서, 평택 고덕 사업장이 반도건설 분양미수금 누적의 핵심 원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이 외에도 분양미수금이 누적된 사업장은 여럿이다. 신경주 B4블록 반도유보라는 분양미수금이 1245억원으로, 평택 고덕 다음으로 규모가 컸다. 분양수익은 대부분 인식됐지만 실제 분양대금 회수는 약 3분의 2 수준에 그치며 현금 유입이 지연된 상태다. 천안 두정동 반도유보라 역시 분양미수금이 962억원에 달해 매출 인식 대비 현금 회수 속도가 느린 사업장으로 분류됐다. 반면 고양 장항 M-1블록 주상복합('고양 장항 카이브 유보라')은 분양미수금이 발생하지 않았고, 오히려 708억원의 분양선수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미수금이 늘어난 것은 오피스텔·주상복합 사업 특성상, 분양대금 회수가 한 번에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청약이 잘 되더라도 분양대금은 계약금 이후 중도금·잔금 대출 실행과 입주 시점에 맞춰 나눠 들어온다. 이 과정에서 매출은 먼저 잡히지만 실제 현금 유입은 뒤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분양미수금이 복수 사업장에서 동시에 누적되면서, 반도건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에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반도건설은 영업활동에서 –5560억원의 현금유출이 돼 지난 2023년(–2921억원)보다 유출 폭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특히 영업활동 자산·부채 변동에서만 –5997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분양미수금 증가(–3214억원)와 재고자산 증가(–6675억원)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현금 유출 속에서 평택 고덕 오피스텔 사업에서는 결국 대위변제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분양은 완료됐지만 분양대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금융권 중도금·잔금 대출 만기에 맞춰 반도건설이 수분양자(또는 차주)를 대신해 대출금을 상환한 것이다. 현재 대위변제 진행한 사업장은 평택 고덕 오피스텔 1곳뿐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평택 고덕 오피스텔은 분양률 100%를 기록한 사업장으로, 미분양에 따른 사업성 저하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시장 침체 국면에서 잔금 회수가 일시적으로 늦어지며 대위변제가 발생했지만, 향후 분양대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양 장항, 현금흐름·분양 성과로 '핵심 축' 부상
 
평택 고덕 오피스텔 사업장에서 현금흐름 부담이 나타난 가운데서도, 반도건설은 또 하나의 자체사업인 고양 장항 M-1블록 주상복합사업을 예정대로 추진 중이다. 회사는 재무활동을 통해 확보한 6036억원의 현금 역시 장항지구 부지 매입 등 자체사업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자금 수요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고양 장항 M-1블록 주상복합은 반도건설 사업장 가운데 현금흐름 측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장으로 평가된다. 분양미수금이 발생하지 않았고, 오히려 분양선수금이 유입된 상태로, 분양대금 회수액이 누적 분양수익 인식액을 웃돌며 매출보다 현금이 먼저 들어오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해당 사업장은 지난해 분양을 시작한 이후 올해 10월 말 기준 분양률이 95%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양 장항 사업은 회사 전체 차입금의 약 41%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장이지만, 분양률이 높고 중도금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환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향후 공사대금 회수 일정까지 감안하면, 차입 부담은 일정 범위 내에서 관리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고양 장항 사업은 단순한 개별 사업장을 넘어 반도건설의 실적 축에 가까운 모습이다. 2025년 상반기 기준 회사 수주잔고(2조 2천억원)의 70% 이상이 장항지구 아파트에 집중돼 있어, 중단기 매출과 현금 회수 흐름 역시 해당 사업의 진행 여부에 따라 좌우되는 구조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분양대금 유입이 안정적인 고양 장항 사업을 바탕으로, 반도건설은 최근 그룹 차원의 자금 거래에도 나섰다. 회사는 지난달 초 고양 장항 분양대금이 들어오는 계좌를 은행에 담보로 제공해 계열사의 해외 차입을 지원했는데, 향후 분양대금이 꾸준히 유입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는 설명이다. 해당 담보 설정은 장항 사업의 분양대금 수입 계좌에 대해 일정 금액 범위 내에서 은행의 우선 회수 권리를 부여한 것으로, 현금 부족으로 자금을 끌어다 쓴 구조라기보다는 분양대금 흐름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가능한 신용 보강 성격에 가깝다는 평가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일부 사업장에서 분양대금 회수 시점이 늦어진 측면은 있지만, 장항 사업은 분양 성과와 자금 유입 흐름이 안정적으로 설계된 사업장"이라며 "회사 내부에서도 핵심 사업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