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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3일 16:2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외식기업들이 포화된 내수시장의 탈출구로 '소스'를 선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인 가구 증가로 간편식 시장이 성장하며 소스가 주목받고, 해외에서는 한식 열풍으로 한식당이 많아지며 B2B(기업간거래) 등으로 K소스 시장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에 <IB토마토>는 시장 전망과 소스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각 기업의 사례를 통해 소스가 정말 외식기업의 구조적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K푸드 열풍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국내 식품·외식기업들이 '소스'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김치와 고추장, 불닭소스 등 한국식 양념이 글로벌 유통망에 안착하면서 수출액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포화 단계에 접어든 글로벌 소스 시장에서 일시적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는 결국 승패를 가를 변수로 '투트랙 전략'을 꼽는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푸드위크 코리아'에 소스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한류 타고 5억 달러 눈앞…카테고리로 자리 잡는 '초기 단계'
3일 업계에 따르면 K푸드 열풍 확산과 함께 국내 소스류 수출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K푸드 수출액은 84억8100만달러(약 12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고추장·간장·양념치킨소스 등 이른바 'K소스' 품목 역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국내 소스·조미료류 수출액은 2022년 3억 6200만 달러에서 2024년 3억 9976만 달러로 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누적 수출액은 약 4억 1000만 달러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5억 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식 매운맛과 발효 소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요 기반도 넓어지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김치가 건강식품으로 주목받으며 한식 전반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고, 이는 고추장과 각종 한식 소스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DS투자증권 리서치에 따르면 한류 콘텐츠 확산 역시 소스 수출 확대의 촉매 역할을 했다. 드라마와 예능, SNS(소셜미디어서비스) 챌린지 등을 통해 한국 음식이 노출되면서 해외 소비자들이 직접 소스를 구매해 조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는 완제품 수출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소스를 활용한 '간편 조리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한식 소스가 하나의 독립된 카테고리로 자리 잡는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성장세가 구조적 확대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현재의 수출 증가는 한류에 힘입은 측면이 큰 만큼, 반복 구매를 이끌 제품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일시적 유행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경쟁 속 'IP 확장' 전략…성공 열쇠는 현지화
국내 시장은 사실상 포화 상태다. 지난해 대형마트 기준 유통 중인 소스 제품만 800여 종에 달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서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소스 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해외 확장성 때문이다. 완제품 외식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물류·유통 구조만 확보되면 글로벌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삼양식품의 불닭소스다. 불닭 브랜드의 강렬한 매운맛 콘셉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바이럴 효과가 결합되며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단순한 양념 제품이 아니라 '불닭'이라는 브랜드 자산을 확장한 사례로 꼽힌다.
삼양식품은 최근 미국 외식 프랜차이즈인 Panda Express(판다익스프레스) 등과 협업 메뉴를 선보이는 등 B2B(기업간거래)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해외 한식 뷔페 레스토랑에 불닭소스를 공급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전략도 병행 중이다. 이는 단기 판매 확대보다 브랜드 노출과 체험 기회를 늘리는 데 초점을 둔 행보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소스 사업이 단순 부가 상품이 아니라 '브랜드 지식재산권(IP) 확장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고 본다. 외식 매장에서 검증된 맛을 가정용 제품으로 연결하고, 이를 다시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는 구조다. 다만 글로벌 소스 시장은 이미 파스타소스와 아시안소스를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해외 전략과 관련해서는 이원화 접근을 제안한다.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해외에서는 한국 소스를 찾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평했다. 다만 “해외에서는 사업자 대상 B2B와 일반 소비자 대상 B2C를 분리해 각각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시장 특성에 맞춰 두 개의 마케팅 축을 동시에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는 해외 시장에서 소비자 접점과 구매 경로가 국내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B2B는 현지 외식업체나 유통 파트너를 통해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고 브랜드 노출을 확대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최종 소비자 인지도 형성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B2C(기업간소비자거래)는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으나 유통망 구축과 마케팅 비용 부담이 크다. 결국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B2B를 통해 유통 기반과 경험 접점을 넓히고, 동시에 B2C를 통해 재구매와 브랜드 자산을 축적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B2B 확대에 따른 내부 리스크도 짚었다. 그는 "자사에서 사용하는 시그니처 소스를 외부 B2B로 확대 공급할 경우, 오히려 기존 가맹점과의 차별성이 약화돼 브랜드 경쟁력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며 "B2B 진출은 충분한 전략적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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