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발 물가 쇼크 본격화…지선 이후 '복합 인플레' 시험대
5월 소비자물가 3.1%…석유류 가격 급등에 26개월 만에 '3%대'
당분간 3%대 지속 전망…고물가에 조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현실화…이재명정부 물가 관리 비상
2026-06-03 18:00:00 2026-06-03 18: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개월 만에 3%대를 기록하면서 하반기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중동발 국제유가 급등이 촉발한 물가 충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실제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류 가격은 3년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체감물가를 좌우하는 생활물가도 2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문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3%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소비자물가가 3%대에 진입하면서 조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한층 커졌습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를 뜻하는 '3고' 현상이 현실화하면서 지방선거 이후 이재명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물가 관리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동 영향에 석유류 가격 24.2% 급등…생활물가도 '껑충'
 
3일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2(2020=100)로 전년 동월보다 3.1% 올랐습니다. 지난 4월 상승률 2.6%보다 0.5%포인트 올랐으며, 2024년 3월 3.1%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입니다. 이 같은 수치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1%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준입니다.
 
3%대 물가 상승 배경에는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1년 전보다 24.2%나 급등하면서 전체 물가를 0.92%포인트 끌어올렸습니다. 석유류 물가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2022년 7월 35.2% 이후 최고치입니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민생경제와 직결되는 연료 가격의 상승폭이 컸습니다. 경유는 33.3% 상승했고 휘발유는 23.1%, 등유는 21.7% 각각 올랐습니다. 
 
유가 상승 여파는 여행·숙박 서비스로도 번졌습니다. 5월 황금 연휴와 유류할증료 인상 영향으로 해외 단체여행비는 1년 전보다 26.3%, 국내 항공료는 25.9% 각각 상승했습니다. 석유류 가격 상승은 즉각 물류 비용 전가로 이어져 교통 부문 물가도 11.6%나 올랐습니다. 서비스 물가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8% 오른 가운데, 개인서비스는 3.7% 상승했습니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품목 위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도 3.3% 상승했습니다. 2024년 4월 3.6%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체감 물가도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도 2.5% 올라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물가에 '금리 인상' 가시화…'물가 암초'에 위기관리능력 시험대  
 
문제는 이 같은 3%대 소비자물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지호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지난 2일 열린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유가 충격이 점차 파급되고 있다"며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3%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를 크게 웃돌면서 통화정책의 전환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고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오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1일 'BOK 국제콘퍼런스'에서 "물가 상승과 관련한 통화정책에 장애물이 적다"며 재차 금리 인상을 시사했는데,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많으면 최대 3번의 금리 인상 전망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하반기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현상이 현실화하면서 이재명정부의 최우선 과제도 물가 관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지방선거 이후 구조개혁 등 집권 2년 차 국정 과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물가 암초를 만난 이재명정부의 위기관리 능력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국무회의에서 물가 상승을 우려하며 "물가 안정 없이는 경제 성장도 양극화 개선도 국가의 지속적 발전도 불가능하다는 건 분명하다"며 "실질적 대응책 조속히 가동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재경부 관계자는 "정부는 중동 전쟁 등 대외 변동성 확대에 따른 물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의 물가안정 기조를 더욱 공고히 유지할 계획"이라며 "석유류 가격 안정과 함께 민생물가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여름철 폭염·폭우 대비 선제적 수급 관리 등 장바구니 체감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보다 3.1% 오른 가운데, 지난 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