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거래소 지주화 시동…맥킨지에 연구용역
2016년 이후 컨설팅 재개…IPO 포함 구조개편 여부 주목
찬성 "별도기준 필요" vs 반대 "투기·부작용 우려" 팽팽
자본시장법 국회 계류, 정부 협의결과 개편 방향 변수로
2026-06-18 08:23:23 2026-06-18 08:23:23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한국거래소가 지주화·코스닥 분리 관련 거버넌스 검토를 위해 글로벌 경영 컨설팅사 맥킨지에 경쟁력 강화 용역을 맡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거래소 개혁 지시 이후 여권에서 지주화 법안이 나온 가운데 거래소가 10년 만에 다시 용역을 의뢰하면서 지주화 추진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코스닥 활성화 기대와 함께 무분별 상장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어 찬반 논쟁이 팽팽합니다. 
 
1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거래소는 최근 맥킨지와 경쟁력 강화 용역 계약을 맺고 컨설팅을 진행 중입니다. 파생상품·지수·상장지수펀드(ETF)·토큰증권(STO)·코스피·코스닥 등 시장 전반 경쟁력 강화 방안이 대상으로, 지주회사 전환 방식 등 거버넌스 개편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어떤 형태의 거버넌스가 가장 적합할지 세계 표본조사를 해서 결정하겠다는 배경으로 맥킨지에 용역을 맡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거래소 트렌드를 놓치면 도태될 수 있어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면서도 "10년 전 용역에도 포함됐던 만큼 당연히 지주사 전환도 다뤄야 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맥킨지가 거래소 용역을 맡은 건 지난 2016년 이후 약 10년 만입니다.
 
2016년 맥킨지는 '한국거래소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 방향성 수립' 용역에서 지주사 전환 장단점을 분석했습니다. 국가별 규제 대응·인수합병(M&A) 및 조인트벤처 추진·조세 절감을 이점으로 제시하면서도 의사결정 비효율화·사내 파벌주의·인사 형평성 불만 등 잠재 리스크도 경고했습니다. 당시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코스닥·파생상품시장을 자회사로 분리하고 지주회사를 기업공개(IPO)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지주사 본점 부산 명기 조항과 상장 차익 활용방안을 둘러싼 갈등으로 19·20대 국회에서 두차례 무산됐습니다.
 
이번 용역은 거래소 지주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가운데 추진됐습니다. 지난 2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코스피·코스닥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 무렵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거래소 지주화와 IPO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6·3 지방선거 이후 국회 후반기 원구성이 완료되지 않아 법안 심사는 사실상 멈춰있는 상태입니다. 
 
지주화를 둘러싼 찬반은 팽팽히 맞섭니다. 벤처업계를 비롯한 찬성 측은 코스닥이 오랜 기간 코스피 중심의 단일 운영 구조 속에서 시장 정체성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지적합니다. 자본시장법 제안이유에도 "상장·감시·퇴출 기준이 코스피와 유사한 틀에서 운영되면서 성장기업에 적합한 유연한 제도 설계가 어려웠다"고 명시됐습니다. 그러나 운영주체를 분리하면 코스피와 별도의 상장·감시·퇴출 기준을 설계할 수 있어 성장기업에 맞는 유연한 제도 운영이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반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한국거래소지부 측은 "코스닥 분리는 상장 남발과 투기를 부르는 닷컴버블 재림"이라며 맞섭니다. "적자가 뻔한 코스닥을 자회사로 전환하면 결국 묻지마 상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코스닥은 애초 거래소와 별개 독립 시장으로 출발했으나 닷컴버블 당시 상장 남발과 주가 급등락으로 시장이 크게 훼손된 이후 2005년 거래소에 편입된 바 있습니다. 낙하산 인사 우려도 반대 논거로 제기됩니다. "자회사가 생기면 경영진과 주요 보직이 늘어나면서 관 출신이나 정권 코드 인사를 위한 자리로 변질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해외 다수 거래소가 지주 형태로 운영되나 한국 규모와 여건에 일괄 적용할 수 없다"고도 강조했습니다. 
 
금융위원회 입장 역시 지주화 추진 과정에서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여권 한 관계자는 "금융위가 당초 코스피 상승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로 회의적이었으나 이후 장기적으로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습니다. 거래소 역시 용역 기간은 특정할수 없으나 맥킨지 측 중간보고 후 정부와 협의를 통해 방향성을 구체화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전경. (사진=한국거래소)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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