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평 20억대도 돈 몰린다"…정부 규제·금리 압박 무색
흑석·노량진·장위…고분양가에도 경쟁률 ↑
현금부자 주도 부동산…금리 인상 체감도 낮아
2026-07-08 16:15:05 2026-07-08 18:22:07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서울 신축 아파트 청약에서 국민평형(전용 84㎡)이 17억원부터 30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중 유동성이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정부가 부동산 자금 쏠림을 막기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자본시장으로 자금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열기는 식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동작구 흑석뉴타운 11구역에 공급한 '흑석 써밋더힐' 전용 84㎡A는 무순위 청약에서 3가구 모집에 2179건이 몰려 평균 726.3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앞서 5월 1순위 청약에서도 역대 최고 분양가인 29억7820만원에 32.51대1로 흥행에 성공한 단지입니다. 
 
비슷한 시기 진행된 노량진뉴타운 '드파인 아르티아'(전용 84㎡ 26억3000만~27억6000만원)도 1순위 16.52대1을 기록했고, 성북구 장위뉴타운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전용 84㎡ 17억6570만원)은 9.55대1로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습니다. 고분양가 논란과 무관하게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런 현상은 한국은행 금리 인상 소식에도 꺾이지 않았습니다. 시장은 한은이 오는 1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2.5%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매파적 기조를 이어가면서 한미 금리차 부담과 원화 약세, 물가 상승 압력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상 금리 인상 기조는 금융시장을 경색시켜 대출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고 실거주 의무도 없는 이들 단지는 대출보다 현금 동원력이 관건이라, 금리 변화에 대한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 시중에는 갈 곳을 찾지 못한 돈이 쌓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광의통화(M2)는 4153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5조3000억원(0.6%) 늘었습니다. 반도체 기업의 예치자금과 주식투자 대기자금이 늘어난 영향으로, 6개월 연속 증가세입니다. 
 
정부는 이런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돌리겠다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은 지난달 26일 청와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부동산이 아니라 자본시장, 주식시장이 더 매력적인 투자처로 옮아가는 첫해가 아닌가 싶다"며 "부동산을 덜 매력적으로 만드는 여러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수요자 불안과 주식시장의 리스크 요인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중론입니다. 최근 정부가 '닥치고 공급'이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걸었지만 실제 공급까지는 수년이 걸리는 게 사실입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식시장의 불안 요인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택 공급 부족과 전월세 물량 급감이 겹치면서 시장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주택이 최대의 안전자산이라는 생각이 팽배한 국내 특성상 고금리에도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현상을 막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히 시중에 통화가 많은 만큼 현재 부동산시장을 움직이는 현금 부자들에겐 금리 인상 체감도가 낮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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