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특검(특별검사) 논의가 본격화했습니다. 여야는 특검 도입에는 공감했지만 추천권과 수사 범위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최대 쟁점은 특검 추천권입니다. 협상 결과에 따라 국회 원구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침대 특검' 우려에…여야 '대치'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주 안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할 특검법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국민의힘도 별도의 특검법 발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야 모두 특검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특검 추천 방식과 수사 대상 등을 놓고 입장 차가 커 법안 처리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가장 큰 쟁점은 '특검 추천권'입니다. 민주당은 여야 그리고 제3자가 각각 특검 후보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 가운데 1명을 임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추천 주체로는 대한변호사협회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치권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난 기관이 후보를 추천해야 특검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를 관리하는 곳인데 선거를 관리당하는 정당이 꼭 추천해야겠다는 건 상대, 즉 우리 정당의 문제가 있을 땐 가능하다"며 "하지만 이번엔 민주당에서 이번 부실 선거 사태를 일으킨 게 아니지 않나. 관계자가 아닌 사람이 (추천을)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당의 특검 추천권 배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앞서 통일교 금품수수 사건 특검 사례를 거론하며 여당이 추천권을 행사할 경우 이른바 '침대 특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제3의 추천 기관으로 거론되는 변협 등도 민주당과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매일신문> 유튜브에 출연해 "지금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위철환 상임위원의 경우 변협 회장 출신이다. 공정성을 담보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우리 야당에서 추천하는 특검만이 제대로 된 공정한 객관적인 수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야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사태에 대한 특별검사(특검)법을 놓고 공회전 중이다. (사진=뉴시스)
수사 대상 놓고도 '이견'
특검의 수사 범위를 둘러싼 시각차도 뚜렷합니다. 민주당은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선관위 관계자 등 직접적인 관련자에 대해서만 수사 대상을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특검이 정치 공방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사안의 실체 규명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수사 범위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과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선거 전날 통화한 사실 등을 거론하며 관련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아울러 선거 지원 업무를 담당한 행정안전부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국회 선관위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는 투표용지 재검표 실시 등에 여야가 일정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루는 등 진전된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검법은 추천권과 수사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워낙 커 합의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정치권에서는 특검 추천권을 둘러싼 협상 결과가 국회 원구성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장기화할 경우 향후 국회 일정 전반에도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규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두 사안은 서로 무관해 직접적으로 연결 짓는 건 어렵다"면서도 "다만 양당의 협상이 전부 다 막힌 상태이기 때문에 하나라도 뚫리면 다른 사안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하나라도 해결이 되면 어느 정도 협상하는 태도의 변화가 있기 때문에 다른 사안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