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이효진 기자] 민주당 강경파가 밀어붙이던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움직임에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피해자 보호와 수사 공백 우려가 제기되면서 전면 폐지에 대한 이견이 확인된 겁니다. 당내 기류가 점차 신중론으로 선회하는 분위기인데요. 야권에선 보완수사권 존치를 촉구하며 여권을 향한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성폭력·스토킹 등 보완수사권 인정 논의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국민에게 전체적인 사법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게 기본 전제"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형사소송법 개정 TF(태스크포스)안이 기본이지만 다른 의견들도 충분히 열어놓고 숙의하고 있다"며 "당내에서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존치하자는 의견은 없고, 일부 예외적·제한적으로 허용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당초 타협이 없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움직임이 강하게 진행된 가운데 이날 의원총회를 계기로 당 내부에서 이견이 확인된 것인데요. 당내 분위기가 '신중론'으로 선회하는 모양새입니다. 다음 주 중 전문가 정책 의원총회도 예고됐습니다.
의원총회에선 홍기원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보완수사를 전면 금지하면 간단한 사실 확인이나 자료 보완조차 다시 경찰에 요구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사건 처리는 늦어지고 가장 큰 부담을 피해자가 떠안게 된다"라며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해당 법안은 제한된 영역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인정합니다. 구체적으론 △성폭력 △스토킹 △가정폭력 △아동·청소년·장애인·노인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등이 해당합니다. 특히 성폭력과 노인 학대 등 범죄는 경찰의 혐의 발견 여부와 무관하게 검사에게 사건이 송치됩니다. 다만 체포·구속 또는 압수수색이 있는 보완수사는 관할 지역 공소청장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이번 법안엔 홍 의원을 비롯해 고민정·곽상언·김남희·모경종·문진석·민홍철·박균택·박희승·이소영·주철현 의원 등 총 11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홍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에게 "여러 의원이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거나 법안 내용엔 공감하지만 당직을 맡아서 공동발의에 참여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민주당은 앞서 강경파를 중심으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강하게 밀어붙였습니다. 형사소송법 개정 TF는 지난 9일 검사의 수사권이 명시된 196조를 삭제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대신 보완수사요구권을 만들었습니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했음에도 경찰이 정당한 사유 없이 1개월 이내 수사를 완료하지 않는 경우 검사는 담당자를 교체하거나 직무 배제 또는 징계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이 14일 국회 의안과에 검찰의 예외적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사진=연합뉴스)
강경파 세 규합도 '역부족'
여권 내 불협화음을 감지한 강경파는 급하게 세 규합에 나섰습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이것은 민주당 검찰개혁의 깃발이고 상징"이라며 "깃발을 더 높이 들겠다. 상징이 얼룩지지 않도록 하겠다. 수사·기소 분리의 대원칙을 사수하겠다"라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장윤기 사건 등으로 형성된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는 흐름을 거스르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야권에서도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날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함께한 토론회를 열고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강설했습니다. 해당 사건은 검찰 보완수사권으로 여죄가 밝혀진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장윤기 사건에서 보듯, 모든 수사권을 경찰에게 넘겨주고, 절대적으로 절대적인 권력을 부여하면 괴물 경찰이 탄생할 것"이라며 "(보완수사권 폐지는) 정파의 문제도 아니고, 어느 한 사람을 위해서, 전당대회용으로 강성 지지층을 향해 쉽게 내줄 선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날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와 기자회견을 열었던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존치를 위한 공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 앞에서 나와 보완수사권 왜 필요한지, 폐지가 왜 국민 이익에 반하는지 공개적으로 토론하자고 (민주당에) 제의한다"며 "뒤로 숨지 말고 나서달라"고 말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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