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대치→전액보증…'청문회 칼날'에 MBK·메리츠 ‘무릎’
이자 부담과 본업 경쟁력 등은 여전히 숙제
2026-07-16 16:08:44 2026-07-16 16:08:44
[뉴스토마토 차철우·이혜지 기자]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메리츠금융그룹(이하 메리츠)이 홈플러스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 대출에 대한 전액 연대보증에 합의했습니다. 5개월간 보증 범위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이 오는 27일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따라 회생절차의 최대 걸림돌이던 자금 조달 문제는 일단 해소됐습니다. 다만 자금 확보가 곧 경영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만큼, 향후 인수합병(M&A) 성사와 영업 정상화가 남은 과제로 지목됩니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사진=뉴시스)
 
김병주 개인 자격 보증…자금 지원 급물살
 
16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메리츠금융그룹(이하 메리츠)이 홈플러스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 지원에 잠정 합의하면서 회생의 최대 걸림돌이던 자금 조달 문제가 해소됐습니다. 메리츠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DIP 지원 안건을 최종 의결했습니다. 대출은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전액 연대보증을 서는 방식으로 집행됩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MBK가 기존 '1000억원 지급보증' 입장에서 물러나 2000억원 전액 연대보증을 수용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보증 범위가 해소되면서 자금 지원도 급물살을 타게 됐습니다.
 
MBK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메리츠가 홈플러스에 2000억원 규모의 DIP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다만 MBK는 대출 원금 상환을 3년간 유예하는 조건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양측은 그동안 지급보증 범위를 두고 평행선을 달렸습니다. 메리츠는 "2000억원 전액 지급보증 없이는 대출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MBK는 "1000억원만 보증하겠다"며 맞섰습니다.
 
홈플러스는 지난 2월 납품 중단 사태를 겪었습니다. 자금난으로 미지급 납품대금이 수천억원대로 불어나면서 대형 제조사들이 제품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전국 매장의 매대가 채워지지 않는 현상이 본격화됐습니다. 운영자금이 부족해지면서 임금체불과 내부 채권(공익채권) 규모도 급격히 불어났습니다. 
 
홈플러스는 지난 3~4월 홈플러스 SSM(기업형 슈퍼마켓)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통해 자금 수혈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양측은 추가 지원을 두고 여전히 팽팽히 맞섰습니다. 배임 소지를 우려한 메리츠와 개인 자산 부담을 꺼린 MBK와 메리츠 모두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결국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 5월 하림그룹 계열사 NS홈쇼핑에 약 1200억원에 매각됐습니다. 다만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 일부가 유입되었음에도, 9000억원이 넘는 전체 채권 규모에 비해 액수가 작아 근본적인 유동성 압박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상거래 채권자단은 MBK에 기업을 살릴 최소한의 금액으로 2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투입 또는 지급 보증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에 지난달 30일까지 2000억원 규모의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당시 홈플러스는 점포 축소와 인력 감축안 등이 포함된 수정된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는데요. 2000억원을 마련할 구체적인 방안이 담기지 못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메리츠증권 본사. (사진=뉴시스)
 
"회생의 출발선"…리스크는 여전
 
결국 회생법원은 끝내 지난 3일 홈플러스 회생계획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다만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2000억원의 DIP 확보 방안을 제출하면 회생절차를 다시 이어갈 수 있는 여지는 남겨뒀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MBK와 메리츠의 협상은 진전을 보이지 않았고, 홈플러스는 전국 점포의 임시 휴업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았습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지난 14일 국회가 '청문회' 개최를 시사하면서입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홈플러스 청문회 개최 카드를 꺼냈고, 정부는 비공개 간담회와 고용노동부 주관 3자 회동을 진행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국회의 청문회 추진과 정부의 중재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양측 모두 여론 부담을 의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회생 무산의 책임이 MBK와 메리츠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대치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에 따라 팽팽하게 맞서던 MBK와 메리츠는 전날 DIP 2000억원 지원 방안에 합의했습니다. 메리츠는 이날 오후 이사회 회의 이후 입장을 내 "이사회를 열고 오랜 논의와 숙고 끝에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 보증을 조건으로 2000억원 지원을 최종 승인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주주가치 제고를 우선시하는 금융사로서 추가 1000억원 지원은 고심 끝에 내린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언급하면서 “이번 필수 자금 지원이 회생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지원을 통해 홈플러스는 2000억원 조달 후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즉시항고할 계획입니다. 법원이 즉시항고를 받아들이면 9월 초까지 회생계획안이 연장됩니다. 
 
홈플러스 일반노조도 환영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반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에 확보된 DIP 2,000억 원은 파산 직전에 몰린 홈플러스와 수많은 소상공인, 그리고 현장 노동자들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울 소중한 '회생 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지원이 유동성 위기를 일시적으로 해소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3년 거치에 따른 이자 부담과 본업 경쟁력 약화, 향후 인수합병(M&A) 성사 여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2000억원 지원은 회생의 출발선을 마련한 것일 뿐, 회생의 종착점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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