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선고 D-2…쟁점은 '여론조사 의뢰·비용대납 인지'
"이기는 조사" 진실공방…여론조사 의뢰 여부가 관건
'사기극' 주장한 오세훈…3300만원 대납 인지가 쟁점
2026-07-20 06:00:00 2026-07-20 06:00:00
[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재판의 유·무죄를 가르는 쟁점은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씨 측에 여론조사를 직접 의뢰했는지, 자신의 후원자이자 사업가인 김한정씨가 낸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의 존재를 알았거나 용인했는지 등입니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과 명씨는 특검, 서울시 국감, 법정 등에서 치열한 공방을 펼쳐왔습니다.
 
(이미지=뉴스토마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부장판사)는 오는 22일 오후 2시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한정씨가 연루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선고합니다.
 
앞서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 측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10차례 제공받고, 김씨로 하여금 비용 3300만원을 대신 부담하도록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특검은 지난달 17일 오 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과 3300만원 추징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쟁점 ①: 오세훈이 직접 '여론조사'를 의뢰했나
 
오 시장의 유·무죄를 가를 첫 번째 쟁점은 여론조사의 '자발적 의뢰' 여부입니다.
 
특검은 오 시장이 보궐선거 당내 경선 당시 경쟁자였던 나경원 전 의원을 이기기 위해 명씨 측에 맞춤형 조사를 직접 요구했다고 봤습니다. △오 시장과 명씨의 만남·통화 △강 전 부시장과 명씨 측의 연락 △여론조사 실시 및 결과 전달 △김씨의 송금 등이 하나의 합의 구조하에 유기적으로 실행됐다는 논리입니다. 
 
명씨도 지난 3월20일 중앙지법 증인신문에서 "오 시장이 전화로 '회장님,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2021년 1월20일 오 시장이 표본 2000개 규모의 여론조사 비용을 묻자 '2000만원 정도 든다'고 답했다"라고도 했습니다.
 
반면 오 시장 측 변호인은 줄곧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맡긴 적이 없고 김씨에게 비용 지급을 요청한 적도 없다"고 혐의를 부인합니다. 정식 여론조사 의뢰였다면 남아 있어야 할 계약서와 문항·표본 협의, 결과 전달과 피드백 흔적 등 객관적 자료가 없다는 겁니다. 명씨가 주장하는 '의뢰 시점'보다 일부 조사가 먼저 착수됐다는 정황도 제시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6일 영등포구 양평신동아아파트 재건축 현장을 찾아 재건축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발도 못 들여"…명태균 "도와달라 했다" 
 
오세훈 시장과 명태균씨의 관계에 대해서도 서로의 주장이 엇갈립니다. 
 
오 시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일정 시점 이후 명씨가 선거캠프에 발도 들이지 못했다"며 사실상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명씨는 같은 국감 자리에서 보궐선거 전 오 시장을 7차례 만났고, 오 시장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법정에서 마주한 3월20일엔 재판 시작 전부터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이날 오전 중앙지법 청사 앞에서 명씨는 오 시장이 첫 만남에서 "멘토가 돼달라"고 했다며 "재판은 증거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뒤이어 도착한 오 시장은 명씨를 '모집책', 강혜경씨를 '조작책',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을 '바지사장'으로 지목하며 "사기 범죄 집단"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작된 조사인 줄 알면서도 10차례나 비용을 내고 결과를 받아봤다는 건 "바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설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오 시장은 지난 3월 페이스북을 통해 "(특검이) 범죄자들을 내버려 둔 채, 오히려 그들의 사기를 간파하고 물리친 피해자들을 기소했다"며 "왜곡죄의 교과서를 쓰고 싶다면 이보다 완벽한 사례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명씨는 6·3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이 5선 서울시장에 당선되자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오세훈)도 잘 알다시피 1심 유죄가 나온다"며 "경거망동하지 말고 자중자애하라"고 꼬집었습니다.
 
쟁점 ②: 오세훈, 김한정 '비용 대납' 인지했나
 
두 번째 쟁점은 김한정씨가 5차례에 걸쳐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 계좌로 송금한 3300만원의 성격과 이를 오 시장이 인지했는지 여부입니다.
 
특검은 오 시장 측의 요청에 따라 김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명씨 측에 지급했으며, 이는 오 시장을 위한 불법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한다고 의심합니다. 특검은 22일 선고를 앞두고선 선행 사건인 '윤석열씨 무상 여론조사 의혹'의 1심 유죄 판결문을 재판부에 제출, 명시적 계약서가 없더라도 정황상 '암묵적 합의'가 인정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오 시장 측은 결심공판에서 이 사건의 실체가 명씨의 일방적인 '사기·공갈극'이라고 했습니다. 강혜경씨와 김태열 전 소장의 진술도 명씨에게 전해 들은 내용에 불과해 직접증거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오 시장은 지난달 10일 재판에 출석하면서도 "세상에서 제일 나쁜 수사기관은 범죄자와 범죄 피해자를 뒤바꿔서 기소하는 수사기관"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특검팀은 정말 악질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선고 결과 따라 정국 요동…시장직 상실 여부는
 
이틀 뒤 내려질 1심 선고 결과는 오 시장의 정치적 운명은 물론 수도권 정치 지형에도 상당한 여파가 불가피합니다.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오 시장이 즉시 시장직을 잃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최종 상고심을 거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상실하고 향후 5년간 공무담임권이 제한됩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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