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소유규제에 막힌 디지털자산법…블록체인 IPO·VC도 얼어붙나
은행 51%룰·거래소 지분상한 쟁점화
IPO 밸류·VC 투자 불확실성 확대
2026-07-21 15:26:47 2026-07-21 15:2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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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윤상록 기자]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연내 제정이 예고됐지만 시장의 시선은 제도화 기대보다 소유규제에 쏠리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에 은행 과반 지분을 요구하는 51%룰과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상한이 입법 쟁점으로 남으면서다. 규제 설계가 확정되지 않자 블록체인 기업의 IPO 밸류에이션 산정은 물론 VC와 정책자금의 투자 판단도 멈칫하는 분위기다. 금융안정을 앞세운 당국과 시장 진입 확대를 요구하는 업계의 시각차가 커지면서 디지털자산 자본시장도 관망세에 들어섰다.
 

(사진=국회)
 

은행 과반·거래소 지분 상한···기관 간 시각차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했다. 법안에는 디지털자산업 정의·규율, 공정·효율적 시장 조성, 이용자 보호 강화 등이 담길 예정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제도화와 함께 금융정보분석원(FIU) 심사인력 확충, 인공지능(AI) 기반 정보시스템 구축 등 자금세탁방지 규율도 강화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업계에 따르면 입법 과정의 핵심 쟁점으로는 '51%룰'이 꼽힌다. 은행이 50%+1주 이상 지분을 보유하는 컨소시엄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우선 허용하는 방안으로, 한국은행이 제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은행 중심의 발행 구조 등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지분율을 법에 명시하는 방식에는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에서는 핀테크 등 비은행권의 발행 참여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51%룰이 확정될 경우 비은행 핀테크·블록체인 기업의 독자 발행이 사실상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쟁점은 디지털자산거래소 단일 대주주 지분율을 15~20%로 제한하는 상한 규제다. 증권·보험·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없는 규제를 수신 기능이 없는 거래소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게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유럽연합(EU) MiCA, 미국 지니어스법(GENIUS Act), 싱가포르 통화청(MAS) 등 주요국에는 지분율 상한이 없고, 글로벌 표준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내부통제·이해상충 행위규제를 결합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은행 중심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야 코인 발행 관련 규제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규제 안전판을 깔고 그 위에서 산업 혁신을 하는 게 어떨까 싶다"라고 말했다. 

 

<IB토마토>는 금융위원회 측에 관련 사항을 질의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그래픽=AI제작·IB토마토)
 

블록체인 IPO·VC 투자 '안갯속'···행위규제 전환 요구

 

두 규제가 미해결 상태로 남으면 그 부담은 자본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2024년 7월 1단계법(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약 2년간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 공백이 이어지면서 블록체인 기업의 증시 입성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하는 일부 기업들은 사업계획에 스테이블코인 활용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데, 관련 제도가 명확하지 않아 주관사 선정과 거래소 심사 과정에서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산정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를 ▲준비자산 100% 적립 ▲온체인 공시 ▲상시 유동성 요건 등 리스크 기준 인가제로 설계하자는 제안이 거론되고 있다. 소유구조를 물리적으로 제한하는 방식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내부통제·이해상충 행위규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VC의 블록체인 직접 투자 여건도 여전히 제약이 크다는 평가다. 한국벤처투자가 올해 첫 정시 출자사업에서 역대 최대인 2조1000억원을 풀었지만 블록체인·가상자산 전용 트랙은 포함되지 않았다. 적지 않은 VC가 모태펀드 출자를 받는 구조여서, 전용 트랙이 없으면 유망 블록체인 기업에 대한 투자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벤처투자 업계 시각이다.

 

벤처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블록체인·가상자산 관련 법안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VC 등 투자자 입장에선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 투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관련 법안 제정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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