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확률형 아이템' 116억 과징금 선고 9월로 연기
확률공개 의무화 전 행위 제재 가능 여부가 핵심 쟁점
'소급 적용 여지'·'과징금 감액 변수'…전문가 시각차
2026-07-22 16:11:42 2026-07-22 17:07:16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넥슨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116억원대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 선고가 또다시 연기됐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인데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가 법제화되기 전 행위를 기존 전자상거래법으로 제재할 수 있는지를 두고 양측의 법리가 맞서면서 재판부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입니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이날 예정됐던 넥슨코리아의 공정위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소송 선고를 오는 9월2일로 연기했습니다.
 
이번 소송은 공정위가 지난 2024년 넥슨에 메이플스토리 등의 확률형 아이템 운영과 관련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약 116억원을 부과하면서 시작됐는데요. 공정위는 넥슨이 확률을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행위 등이 전자상거래법상 기만적 방법을 이용한 소비자 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넥슨 CI. (자료=넥슨)
 
넥슨은 당시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가 법적 의무가 아니었던 만큼, 사후 제재는 사실상 소급 규제라는 입장입니다. 반면 공정위는 확률 공개 의무와 별개로 이용자의 구매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은 당시에도 전자상거래법상 제재 대상이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세 차례에 걸친 선고 연기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관련 대법원 소송을 수행한 이철우 게임 전문 변호사는 "당사자의 요청이나 새로운 증거 제출 없이 재판부 직권으로 선고가 거듭 연기되는 것은 흔하지 않다"며 "재판부가 마지막까지 판단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 게임업계 전문가는 "양측이 법리를 서로 다르게 보고 있어 재판부가 어느 쪽의 논리를 기준으로 판단할지가 핵심"이라며 "쉽게 선고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판단에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향후 판결을 두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시각차가 나타납니다. 전문가는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기만행위 역시 확률형 아이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두 사안을 완전히 분리해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라며 "정보공개 의무가 생기기 전의 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소급 적용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이 변호사는 공정위 처분이 전면 취소되기보다는 과징금 조정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그는 "기존 대법원 판결이 민법의 관점에서 계약 취소 여부를 판단했다면 이번에는 확률형 아이템 운영 행위가 전자상거래법상 소비자 기만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게 된다"며 "처분 자체를 취소하는 방향보다는 구체적인 과징금 산정과 감액 여부를 두고 재판부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앞서 대법원은 메이플스토리 이용자가 넥슨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확률 변경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행위의 기망성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다만 당시 판결은 민법상 계약 취소 등을 다룬 반면 이번 소송은 공정위가 전자상거래법에 근거해 내린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변호사는 "공정위 판단이 인정될 경우 확률형 아이템 확률 변경 행위가 전자상거래법상 소비자 기만행위에 해당한다는 첫 판단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과징금 규모를 넘어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이전 게임사의 행위를 어디까지 제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될 전망입니다. 2024년 3월 이후부터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확률정보 공개가 법적 의무가 됐지만, 그 이전 행위에 기존 소비자보호 법제를 적용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게임사들이 이용자 신뢰 회복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판결 결과와 관계없이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었거나 불공정하다고 느낀 부분에 대해서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신뢰 회복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잘못이 발생했다면 이를 인정하고 재발 방지 노력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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