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400조 달성 핵심 게임산업 "세액공제·투자·수출지원 패키지 필요"
콘텐츠 수출 60% 담당하지만 정책 예산 비중 6.9%
게임 수출 연 11% 성장해야 할 필요
문체부, 인디·중견 제작지원 확대…세액공제·융자 신설도 추진
2026-07-28 15:23:23 2026-07-28 15:23:23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정부가 제시한 K-컬처 400조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콘텐츠 수출의 60% 이상을 담당하는 게임산업의 고성장이 전제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를 시작으로 투자와 고용, 기업공개(IPO), 수출 지원을 연결한 종합적인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컬처 400조 달성을 위한 게임산업의 역할과 정책적 위상 강화' 정책토론회에서는 게임산업의 성장 정체를 해소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과제가 논의됐습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내 게임산업이 PC와 모바일뿐 아니라 한때 불모지로 평가받던 콘솔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게임산업의 성과에 맞춰 정부 정책도 규제와 관리 중심에서 진흥과 투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의원은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등 조세 지원과 게임 지식재산권(IP) 보호, 글로벌 마케팅 지원 확대를 강조했습니다. 김 의원은 "인공지능(AI)이 게임 개발과 서비스 전반에 빠르게 확산하는 만큼, AI 활용과 지식재산권 보호가 조화를 이루는 제도적 기반과 게임 전용 경기장도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조영기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한국이 세계 4위 게임 강국으로 성장했지만 코로나19 이후 국내 시장이 정체되고, 중국을 비롯한 해외 게임사의 국내 진출과 글로벌 경쟁은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진흥 정책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방식으로는 400조 달성 어려워"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연구본부장은 K-컬처 400조원 목표를 달성하려면 기존 사업과 예산을 단순히 확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성장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정부 목표를 달성하려면 오는 2030년까지 K-컬처 시장 규모가 연평균 7.86% 성장해야 합니다. K-컬처 산업에서 콘텐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단순 적용하면 콘텐츠산업은 2030년 매출 약 219조원, 수출 약 216억달러를 달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수준의 정책 예산이 유지되면 2030년 콘텐츠산업 매출은 약 206조원, 수출은 약 187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매년 정책 예산을 10%씩 늘리더라도 매출 약 215조원, 수출 약 191억달러로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송 본부장은 "정부 예산이 모든 격차를 직접 메우는 것이 아니라 민간의 투자와 혁신을 끌어내는 촉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콘텐츠 수출의 60% 이상을 담당하는 게임산업에 배정된 예산은 전체 콘텐츠산업 예산의 약 6.9%에 그쳐 산업적 기여도와 정책적 위상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게임산업은 최근 성장률 둔화와 개발비 상승, 손익분기점 확대, 모바일과 확률형 아이템 중심 사업 모델의 한계에 직면한 상태입니다. 게임 이용자의 시간이 숏폼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다른 콘텐츠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IP와 플랫폼,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연구본부장이 K-컬처 400조원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게임 성장률에 K-컬처 목표 달려
 
최승훈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은 게임의 초과 성장이 K-컬처 400조원 달성을 위한 선택지가 아니라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게임 수출이 기존과 같은 연 1~3%대 자연성장에 머물면 게임을 제외한 나머지 콘텐츠 수출은 5년 안에 약 2배, 연평균 15% 이상 성장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반면 게임 수출이 연 11% 수준으로 성장하면 게임 외 콘텐츠는 연 3~4% 성장만으로도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최 국장은 현재 게임산업이 제작비 상승과 신규 IP 개발 위축, 성공작 편중, 투자 회수 불확실성 확대, 투자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적 악순환에 놓였다고 진단했습니다.
 
AI 전환도 비용 절감과 인력 감축 수단으로만 활용되면 산업의 제작 기반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AI로 높아진 생산성을 신규 게임 제작과 제품 고도화에 재투자하도록 유도하려면 제작비 세액공제와 고용 지원을 결합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와 통합고용세액공제 확대, 모태펀드 게임전문계정 설치, 게임기업 IPO 제도 개선, 근로시간 제도 유연화, 수출 기반 강화를 하나의 정책 패키지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세액공제는 결과 아닌 투자 기회"
 
채종성 법무법인 율촌 조세대응팀장은 게임사가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제작비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개발(R&D) 세액공제는 새로운 기술과 엔진, 네트워크 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비용을 대상으로 합니다. 반면 게임 제작비는 시나리오와 캐릭터, 아트, 사운드, 레벨 디자인 등 특정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비용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입니다.
 
채 팀장은 "현행 세액공제가 환급형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에 이익이나 과세소득이 발생하지 않으면 실제 세금 감면 효과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세액공제는 기업의 성공을 보장하는 제도가 아니라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실패 위험을 분담할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라는 주장입니다.
 
정책토론회에서는 게임산업의 성장 정체를 해소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과제가 논의됐다. (사진=뉴스토마토)
 
문체부, 인디·중견 제작지원 확대
 
문화체육관광부는 인디게임과 중견 개발사를 대상으로 제작지원을 확대하고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와 융자사업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원석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확률형 아이템 중심 게임이 반복적으로 제작되면서, 이용자의 흥미가 떨어지고 새로운 IP가 부족해지는 문제가 나타났다고 진단했습니다.
 
문체부는 올해 약 90억원을 투입해 130여개 인디게임 업체를 지원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지원 대상을 2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제작비가 100억~500억원에 이르는 게임에 최대 30억원을 지원하는 별도 제작지원 트랙도 신설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게임기업 가운데 R&D 세액공제를 받은 경험이 있는 기업은 약 2.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문체부는 이를 근거로 제작비 세액공제가 기존 R&D 공제와 중복될 가능성이 낮으며, 제도 도입으로 2조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처음 마련된 게임 분야 인공지능 전환(AX) 지원 사업에는 75억원을 투입해 500개 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게임기업 청년인턴 지원도 올해 40명에서 내년 세 자릿수 규모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최 과장은 "문체부는 게임산업을 K-컬처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산업으로 보고 있다"며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가운데)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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