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가상자산기업 잇단 파산…국내도 수익성 악화 우려 '촉각'
업계 전반 '옥석 가리기'…중소 거래소 규제 부담 가중
"거래량 감소·규제 비용 겹쳐…중소 거래소 생존 한계"
2026-07-28 15:53:21 2026-07-28 17:10:38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해외 가상자산 기업들의 파산과 사업 종료가 잇따르면서, 국내 업계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 유동성이 비트코인 및 대형 사업자로 집중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거래대금과 원화 예치금까지 줄면서 중소 거래소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나옵니다.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토리지랩스와 무브먼트랩스 등 해외 가상자산 기업들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멕스도 사업 종료를 결정하는 등 업계 구조조정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이는 토큰 가격 하락, 서비스 이용 부진, 누적 부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또 인공지능(AI) 등 다른 성장 산업으로 투자자의 관심이 이동하면서 자금 조달 여건도 악화했다는 평가입니다.
 
업계에서는 최근 흐름을 가상자산 시장의 '옥석 가리기' 과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업계 전반에서 옥석 가리기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2024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가상자산 시장 내부에서도 비트코인으로 가격 쏠림이 발생했고, 혁신 부재 문제도 한몫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신규 발행 가상자산이 더 이상 예전처럼 기대감을 불러 모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도 해외 기업들의 파산을 단순한 개별 기업의 실패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황 교수는 "시장 침체와 유동성 변화, 규제 강화, 경쟁 심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산업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장 구도가 재편되는 구조조정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대형 사업자와 중소 사업자 간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습니다. 대형 거래소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관 서비스와 커스터디(수탁)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지만, 중소 사업자는 거래량 감소와 규제 비용 증가를 동시에 감당해야 합니다.
 
황 교수는 "자금세탁방지와 고객 자산 분리 보관 등 사업자가 준수해야 하는 규제가 강화되면서 비용이 크게 늘었다"며 "자본력이 부족한 거래소는 이를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시장도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더블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5대 원화거래소의 누적 거래대금은 2228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6.8% 감소했습니다. 지난 4월 거래대금도 550억9000만달러로 2023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가상자산 보유금액은 6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1월 정점인 121조8000억원보다 50.2% 감소했고 거래소 원화 예치금도 10조7000억원에서 7조8000억원으로 27.1% 줄었습니다.
 
반면 증시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해 말 54조2426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10조2889억원으로 늘면서 가상자산보다 증시로 자금이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가상자산사업자는 매매 수수료 의존도가 높아 거래대금 감소의 충격을 직접적으로 받습니다. 개인투자자의 원화 거래 비중이 높고, 거래량도 소수 대형 거래소에 집중돼 있기 때문입니다.
 
김 센터장은 "코인베이스는 약세장에서 줄어든 수수료 매출을 기관·법인 특화 서비스로 보완했지만, 국내 사업자는 비거래 사업 확대에 제약이 있어 충격 분산이 어렵다"며 "5개 거래소 이외에는 이미 거의 고사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황 교수는 현물거래 수수료 의존 구조가 한계에 직면했다면서도, 금융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전환하면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사업 종료 시 고객 자산의 반환·이전 절차와 출금 지원 기간, 자산 처리 방법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공적 관리 체계와 질서 있는 시장 퇴출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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