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1주택 세부담 강화 예고…고가 아파트 시장 관망세 확산
거래량 감소 불가피…초고가 기준·거래세 조정 변수
2026-07-28 15:03:15 2026-07-28 15:10:56
28일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정부가 다음 달 초 부동산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초고가 1주택에 대한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 고가 아파트 시장이 짙은 관망세에 빠졌습니다. 집주인들은 세제 개편 내용을 확인한 뒤 매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분위기고, 매수자들도 거래를 미룬 채 정책 발표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거래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가격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진행한 부동산 대토론회를 마무리하고 8월 초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실거주 1주택자와 서민·중산층은 보호하되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 초고가 주택에는 세 부담을 강화하는 방향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종합부동산세는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보유가액' 중심으로 바꾸고, 비거주 1주택자에게도 다주택자 수준의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됩니다. 현재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고가 주택일수록 더 높은 수준으로, 더 빠르게 인상하는 방안도 함께 거론되고 있습니다. 양도세는 장기보유특별공제의 보유 기간 공제를 폐지하고 거주 기간 공제 한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제 개편 발표를 보고 매수하겠다는 분들이 적지 않다"며 "7월에도 거래는 있었지만 대부분 기존 집을 판 뒤 갈아타기에 나선 사례였고 신규 매수는 많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1주택자는 굳이 집을 내놓으려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급매도 거의 없고 계약도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도곡렉슬 전용 84㎡는 최근 38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며 호가는 대부분 39억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서초구 반포동도 분위기는 비슷합니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체적으로는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며 "갈아타기 수요도 기존 집이 정상가격에 팔려야 움직일 수 있는데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대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세금이 조금 늘어난다고 해서 자녀를 키우는 실거주자들이 집을 팔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양도세 부담과 재진입 비용까지 고려하면 쉽게 매도하기 어렵고, 실제 시장에 나올 매물은 보유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고령층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 "거래 줄지만 가격 하락 제한적…시장 순환 유도 필요" 
 
전문가들도 거래량 감소 가능성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가격 조정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가 강화되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고가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선별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강남권은 입지 경쟁력이 워낙 강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로 재진입이 어렵다는 인식이 있어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보다는 거래량이 줄어드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도 "보유세 부담이 커진다고 해서 집을 바로 처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양도세와 함께 제도가 바뀌는 시점 직전에는 일부 거래가 늘 수 있지만 이후에는 다시 매물이 잠기면서 거래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시장 파급효과를 놓고는 시각이 엇갈렸습니다. 송 대표는 "세 부담이 커지면 전월세 가격으로 비용이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며 "서울은 중고가 아파트 두 채만 보유해도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어 임대료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시장 전반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반면 우 전문위원은 "실질적인 영향은 강남 3구와 용산, 일부 한강변 고가 아파트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저가 아파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초고가 주택' 기준을 두고도 의견이 갈렸습니다. 송 대표는 "시장 체감으로는 100억원 이상이 초고가지만 조세 형평성과 세수 확보를 고려하면 50억원 정도가 현실적인 기준"이라고 말했습니다. 우 전문위원은 "같은 단지라도 시세는 층과 동에 따라 차이가 큰 만큼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공시가격 25억원 안팎이면 전체 공동주택의 약 2% 수준으로 과세 대상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국토교통부 공시가격 기준으로 보면 40억원 이상 공동주택은 전국 상위 0.1% 수준인 1만9000여가구로, 1년 새 대상 물량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조세 형평성과 시장 안정을 함께 달성하려면 거래세 조정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송 대표는 "보유세만 높이고 거래세까지 유지하면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아 순환이 막히고 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되기 어렵다"며 "보유세 강화와 함께 거래세를 낮춰 시장 순환을 유도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조세 형평성과 실수요자 보호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시장에서는 초고가 주택 기준과 세 부담 수준, 거래세 조정 여부에 따라 향후 고가 주택 시장의 흐름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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