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SK하이닉스(000660) 일부 구성원들이 전임직(생산직)과 기술·사무직을 아우르는 통합 노동종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통합노조 설립이 향후 교섭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립니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은 최근 통합노조 설립을 위한 준비 모임에 착수하고, 노조 설립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합노조 준비 모임에는 SK하이닉스 전체 구성원 3만5000명의 약 10%인 3500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복수노조 체제인 SK하이닉스는 한국노총 소속의 이천·청주캠퍼스 전임직 노조, 민주노총 소속의 기술사무직 노조와 각각 임단협 교섭을 진행 중입니다. 통합노조가 설립될 경우 분산된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여 교섭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통합노조 설립이 추진되는 이유입니다.
통합노조 임시위원장은 지난해 합의된 성과급 지급 약속의 완벽한 이행을 최우선 목적으로 두고, 사측이 제안한 성과급 협상안을 전면 철회시켜 향후 10년간 협상 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기존 기본급 1000%였던 성과급 지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체계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PS 지급액의 80%는 해당 연도에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이연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사측은 올해 교섭에서 현금 중심으로 지급하는 PS의 절반 이상을 자사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현금 대신 투자 위험이 있는 주식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데다 지난해 마련한 성과급 합의를 불과 1년 만에 교섭 대상으로 올린 것에 대해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제도 손질에 나서려는 점도 변수입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6일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지급 방식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관계 부처와 상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고용노동부 역시 이달 중 성과급 등 노사 교섭 대상과 범위를 구체화한 지침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5차 본교섭까지 SK하이닉스 노사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협상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측은 노조에게 적자가 발생하면 임금을 한시적으로 조정하는 임금체계 개편 방안도 함께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조는 이를 사실상 적자 시 임금 삭감으로 보고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SK하이닉스의 실적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PS 재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노사가 지급 방식을 두고 해법을 좀처럼 찾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통합노조 출범이 현실화될 경우, 교섭창구 단일화 등을 통해 교섭대표 노조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심입니다. 아울러 통합노조가 현재 진행 중인 교섭에 참여할 수 있을지도 중요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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