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여름밤 채운 '맥주 한잔'…전주가맥축제를 가다
35도 넘는 폭염에도 만석…전주만의 '덕후 문화' 경험
당일 생산한 맥주 맛볼 기회…3일동안 6만병 제공
2026-08-10 09:41:55 2026-08-10 09:41:55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맥주잔을 들고 자리를 찾는 사람들, 얼음통에서 갓 꺼낸 맥주, 무대에서 터져 나오는 음악. 맥주 한잔을 마시기 위해 전주에 수천 명이 모였습니다. 서울에 만선호프가 있다면 전주에는 전주가맥축제가 있습니다. 폭염이 이어진 여름밤이었지만 7000석 규모의 야외 테이블은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전주의 골목에서 가게와 손님 사이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가게 맥주'(이하 가맥) 문화가 거리로 나오면서 만들어진 진풍경입니다. 지역 주민은 물론 20대부터 어르신, 외국인까지 맥주잔을 들고 전주만의 '덕후 문화'를 즐겼습니다.
 
전주가맥축제 현장. 사람들이 하이트진로의 테라를 마시며 행사를 즐기고 있다(사진=차철우 기자)
 
청년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한 자리에
 
전주가맥축제는 올해로 12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번에는 8월6일부터 8월8일까지 전북대학교에서 개최됐는데요. 전북의 대표 음식문화인 가맥을 매개로 시작된 축제입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해가 지자 수많은 인파가 테이블을 가득 채웠습니다. 전주가맥축제는 맥주와 황태, 계란말이, 제육볶음 등 간단한 안주를 곁들이던 지역의 독특한 문화가 축제로 확장됐습니다. 
 
축제 참가 연령층도 다양합니다. 20대부터 대가족까지 즐기는 전주가맥축제에는 연인과 가족 등 모든 세대가 방문했습니다. 딸과 사위와 함께 축제에 참석했다는 A씨는 "일 끝나고 바로 왔다"며 "평소에도 전주에서 열리는 행사에 가끔 참여하는데, 밥도 먹고 맥주도 한잔하면서 즐길 수 있는 이런 행사가 있어서 좋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축제는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시가 공동 주최하고 전북특별자치도경제통상진흥원과 전주가맥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했습니다. 도내 20개 가맥업소가 참여했고, 하이트진로가 특별후원했습니다. 축제에 참여한 가맥 업주들이 직접 만드는 황태구이(먹태), 떡볶이, 달걀말이, 치킨 등 가맥집에서 맛보던 음식을 축제 현장에서 먹을 수 있었습니다.  

양동이에 담긴 하이트진로의 테라. 8월7일 생산됐다(사진=차철우 기자)
 
가맥집과 지역 상인들의 참여는 축제를 키우는 동력입니다. 올해는 전주 지역 가맥업소 20곳이 축제장에 입점해 각자의 대표 메뉴를 선보였습니다. 가맥업소를 21년째 운영해 온 윤숙희 전운가맥 대표는 "처음에는 청년 위주로 참여했었지만 최근 타지역 지인들의 축제에 대한 문의도 늘고, 외국인들의 참여도 점차 늘어났다"고 했습니다. 이어 "축제 시작 초기에 비해 규모도 커지고, 홍보도 많이 돼 점점 매출 효과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회부터 전주가맥축제에 참석해온 윤숙희 전운가맥 대표(사진=차철우 기자)
 
가맥부스 옆에는 '맥주 연못'이 두곳에 마련돼 있는데요. 하이트진로의 테라 맥주를 얼음이 가득 담긴 양동이에 담아 시원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맥주를 주문한 뒤 주문서를 들고 가면 축제의 자원봉사자인 가맥지기가 큰 삽으로 얼음을 퍼 맥주를 담아줍니다. 특히 제공되는 맥주는 당일 생산된 맥주로, 가맥축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요소로 꼽힙니다. 제공되는 맥주만 하루에 1000박스에 달하며, 축제 기간인 사흘 동안 6만병 이상이 제공됩니다.

맥주를 주문한 뒤 받아가는 맥주 연못. 가맥지기들이 양동이에 얼믐과 맥주를 담고 있다(사진=차철우 기자)
 
누적 12만6000명 방문…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
 
하이트진로와 전주의 인연도 가맥축제를 설명하는 한 축입니다. 하이트진로의 전신인 하이트맥주는 천연암반수를 강조하며 전주에서 생산을 시작했고, 전주는 국내 맥주 생산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해 왔습니다. 
 
김지훈 하이트진로 특판전주지점장은 "폭염에 사람이 올까 싶어 3분의 1만 차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첫날부터 만석을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일 생산된 맥주를 먹어보는 건 여기서만 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전주가맥축제는 다른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전주만의 덕후문화"라고 말했습니다. 

전주가맥축제의 맥주지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차철우 기자)
 
축제장을 채우는 가맥지기도 또 다른 볼거리입니다. 전북 지역 대학생과 청년으로 구성된 가맥지기는 축제 준비와 현장 운영은 물론 플래시몹과 댄스 공연에도 참여합니다. 매년 모집 과정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지역 청년들에게도 인기 있는 활동입니다. 올해 가맥지기 경쟁률은 5대 1에 달했습니다. 300명에 달하는 가맥지기는 운영부터 공연, 안전 관리 등 축제에 꼭 필요한 존재로 여겨집니다. 가맥지기 기획단장을 맡은 탁형진씨는 "가맥지기가 축제의 꽃"이라고 했습니다. 
 
가맥지기로 올해 처음 참석한 전북대 학생 B씨는 "주변 선배들이 추천해줘서 가맥지기를 알게 됐다"며 "직접 해보니까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다. 내년에도 또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김지훈 하이트진로 특판전주지점장(가운데)과 가맥지기가 테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차철우 기자)
 
가맥지기 활동은 단순한 자원봉사를 넘어 지역 청년이 지역과 연결되는 통로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김 지점장은 "지역 기업이 살아야 젊은 사람들이 지역에 남을 수 있다"며 "젊은 사람들이 지역에 애향심을 갖고 지역을 이용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게에서 맥주 한 병과 간단한 안주를 내놓는 것에서 시작한 가맥은 이제 수천 명이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됐습니다. 맥주 기업의 지원과 지역 상인들의 참여가 어우러지면서 지역 상생의 장으로도 자리 잡았습니다. 올해까지 전주가맥축제는 누적 방문객수 12만6000명을 넘어섰습니다. 폭염에도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은 맥주잔을 부딪히며 전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름밤을 즐겼습니다. 전주가맥축제는 지역 문화를 넘어 전국에서 찾아오는 행사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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