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네이버(
NAVER(035420)) 노동조합이 본사와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교섭을 추진합니다. 노조는 계열사 임금과 인센티브, 근무 형태 등 노동환경 전반에 네이버 본사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결정권은 본사에 있지만, 교섭은 법인별로 진행돼 노동권 보장이 힘들다는 겁니다. 더구나 지난 3월 사용자 범위를 확대한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네이버가 계열사를 포함해 직접 교섭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노조 측 입장입니다.
오세윤 전국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IT 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 토론회'에서 "매년 임금교섭 때마다 네이버 본사 합의가 나오기 전까지 다른 법인들은 사 측 안조차 제기하지 못한다"며 "그러다 네이버 합의가 나오면, 평균 한 달 이내에 모든 법인이 동일한 문구로 교섭을 마무리한다. 형식은 개별 교섭이지만 현실적으론 통합교섭인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오 지회장은 "현재 노조는 매년 16개 법인과 연간 150회의 개별 교섭을 진행하고, 100명이 넘는 노사 양측 교섭위원이 연 1000시간 이상을 대부분 동일한 내용의 교섭에 쏟고 있는 상황"이라며 "통합교섭 요구는 이미 통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 교섭 형식을 일치시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노조는 계열사 구조와 노동조건 등을 고려해도 네이버가 통합교섭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네이버지회에 따르면, 네이버는 주요 계열사 지분의 대부분을 보유한 지배기업입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네이버랩스는 100%, 스노우는 90%, 네이버파이낸셜은 89%의 지분을 네이버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전국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IT 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 토론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오 지회장은 "이사회를 보면 주요 계열사 절반 이상이 네이버 임원의 겸직으로 채워졌고, 대표이사도 대부분 네이버나 계열사 임원 출신"이라며 "매출 종속성도 마찬가지로, 네이버랩스는 매출 100%, 네이버클라우드는 87%가 네이버와 계열 법인 대상 거래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네이버가 절대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실질적 사용자라는 겁니다.
이날 토론회에선 기업집단의 실질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반영한 교섭 체계를 재검토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지위에 있으면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가 아니라도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법적 토대가 마련됐기 때문입니다.
권오성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IT 기업집단의 특성상 서비스나 개발 등 사업 기능은 계열 법인으로 분산돼 있지만 예산과 임금, 보상 등의 핵심 근로조건 결정권은 모회사에 집중된 경우가 많다"며 "자회사가 근로조건을 독자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모기업이 교섭 밖에 머물면 단체교섭권의 실효성을 약화시키는 구조적인 문제를 낳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네이버 노조는 오는 20일 통합교섭 킥오프 선포식을 열고 사 측에 계열사 통합교섭을 공식적으로 요구할 계획입니다. 노조는 네이버를 시작으로 통합교섭 모델을 구체화하고, 향후 IT 업계 전반으로 논의를 확대하는 판교 모델을 제시한다는 구상입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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