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과제 1호 '개헌'…의심만 샀다
"임기 단축" 정치 구호 그친 채 동력 상실
"연임은 없다" 한마디에 개헌 물꼬 틀 듯
2026-08-27 18:00:00 2026-08-27 18:00:00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임기 단축'도 수용하겠다는 집권 2년 차 대통령의 '개헌 승부수'가 수면 위로 가라앉고 있습니다. 123대 국정 과제 중 1호 과제인 개헌이 '정치 구호'에 그친 채 동력을 잃고 있는 건데요. 대통령 스스로가 '연임 불가'에 대해 침묵하면서 개헌의 장벽을 더 높였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연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심이 확증이 되가는 모양새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장·군수·구청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 63%가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 있어야" 
 
27일 <전국지표조사(NBS)>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24~26일 조사,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전화면접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의 차기 대선 불출마 입장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6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모든 연령, 모든 지역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불출마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한 동의가 과반을 넘겼다는 겁니다. 민주당 지지층, 진보층에서도 해당 답변은 과반을 넘겼으며 대통령에 대한 국정 운영 평가에 긍정으로 답한 층에서도 50%가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헌법 체계가 연임을 허용하지 않고 국민께서도 쉽게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하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헌법 제128조 제2항을 들어 대통령의 임기 연장을 위한 헌법 개정은 헌법 개정 당시의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개헌과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이라는 이 대통령의 '연임 여부'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헌법학자들을 중심으로 4년 중임제 개헌 과정에서 대통령의 재출마가 완전히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 영향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개헌 장벽 높이는 '침묵 장기화'
 
이에 야당에서도 "대통령의 연임 불출마 선언이 먼저"라며 개헌과 관련한 청와대의 저의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연임하지 않겠다"라고 선언만 하면 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임기 단축' 수용까지 띄우며 개헌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이후 이날까지 14일가량이 지났지만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개헌 골프 회동'에 참석한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이 대통령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먼저 보여준다면, 여야가 진정성 있게 개헌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대통령의 답은 '임기 단축' 수용에만 그쳤습니다. 
 
1987년 이후 약 40년 만의 개헌 물꼬가 대통령의 침묵 아래 막혀 있는 셈입니다.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당시에는 중임제 개헌을, 2025년 대선에서는 연임제 개헌을 이야기했는데요. 
 
현재 청와대의 입장은 국민 수용성을 고려한 '중임제 개헌'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연임할 수 없다는 헌법 제128조를 회피하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연달아 이어지는 대선에는 출마가 불가능하지만, 그다음 대선에는 출마의 길이 열릴 수도 있는데요. 결국 대통령 스스로 '불출마' 선언이 있어야 개헌의 물꼬도 열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의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통령 측근들의 말은 연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키우고 있는데요.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냈던 조정식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은 국민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고,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변호인 출신인 조원철 법제처장도 "국민이 결단할 문제"라고 했습니다. 조 의장도, 조 처장도 해당 발언을 주워 담기는 했지만, 대통령의 침묵은 '합리적 의심'으로 바뀌며 개헌의 벽을 높이고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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