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치 '5대 난제'…화약고는 '내란 특수본'
내란 특수본 구성 '초읽기'…"사법부 길들이기" 비판
2026-09-28 06:00:00 ㅣ 2026-09-28 06:00:00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5박7일간의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지만 내치에서도 외치에서도 풀어야 할 '난제'만 쌓였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와 강훈식 비서실장의 사의 표명에 따른 후속 인선, 유시민 작가와의 갈등 등 내치 문제가 직면해 있습니다. 여기에 비무장지대(DMZ) 지뢰 사고와 우크라이나의 북한 포로 송환 공개 문제에 대미투자 프로젝트 발표 지연까지 외치의 문제도 만만치 않은데요. 특히 '내란 사건 특별수사본부' 구성에 대한 이 대통령의 고민은 자칫 향후 정국의 최대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멕시코 국빈방문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6일(현지시간) 멕시코 펠리페 앙헬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와대·사법부 '정면충돌'…인사 개편도 주목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와 멕시코 국빈 방문의 성과를 안고 27일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추석 연휴까지 반납한 순방 일정이었지만 이 대통령을 기다리는 건 내치와 외치의 난제들뿐입니다.
 
이번 순방 기간 국내 정치는 추석 연휴를 잊은 채 시끌벅적했습니다. 시작은 조 대법원장의 반격이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22일 언론 공지를 통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재제청을 정당화할 헌법적 근거와 사유가 없다는 겁니다.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출국한 다음 날 던진 '폭탄'이었습니다. 
 
조 대법원장이 밝힌 메시지는 청와대와 사법부의 정면충돌로 번졌습니다. 청와대는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고, 잇따라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대법관 재제청 문제는 정치권으로도 퍼졌습니다. 여권은 조 대법원장의 '사법 쿠데타'로 규정하고 있고, 야당은 "사법부 겁박"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결국 대법관 후보자를 둘러싼 갈등은 어느 한쪽도 물러설 수 없는 '치킨게임'으로 장기화하는 모양새입니다.
 
내치에는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난제들도 있습니다. 지지율 하락을 야기한 요소로 꼽히는 인사 문제인데요.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선 작업에도 고심이 필요합니다. 이미 인사 검증 실패가 국정 동력 약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 상황에서 추가 인선에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청와대 개편 작업에도 나서야 합니다. 이미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공석은 곧 한 달이 됩니다. 국가 정책 컨트롤타워인 정책실장의 공석이 길어지는 것도 부담인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사의를 표명하면서 대대적 개편이 불가피합니다. 
 
유시민 작가와의 갈등도 심각한 수준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검찰개혁과 관련한 사실관계 문제를 넘어 여권 내 지지층 간 갈등 문제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자칫 '지지층 이탈'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인 겁니다.
 
가장 큰 문제는 내란 특수본입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건을 전담할 내란 특수본 구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특검의 수사가 끝난 뒤에도 관련 사건을 계속 들여다보겠다는 구상입니다. 최근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과 내란 청산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한 바 있는데, 이는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됩니다. 
 
하지만 내란 특수본의 구성이 조 대법원장과의 갈등 국면에서 부각되면서 야당은 '사법부 길들이기'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습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대법원장을 '내란'으로 몰아세우며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압박하고, 대법원 예산 삭감이라는 치졸한 보복까지 준비 중"이라며 "결국 정권에 반기를 들면 '내란'으로 규정짓고, 특수본을 동원해 탈탈 털어버리겠다는 공포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DMZ 지뢰 '늑장 대처' 도마 위…여권 내부서도 '비판'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는 여당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해당 폭발물이 북한군의 매설 지뢰인지가 관건이지만 정부 대응에도 질타가 쏟아지기 때문입니다. 
 
우리 군의 초기 늑장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늑장 대응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주장들이 야당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유엔사와 함께 결정한 문제인 만큼 은폐의 여지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초기 조사에 대한 우리 군의 반대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지난 26일 페이스북에서 "지뢰 사고로 우리 군인이 사고 당했다면 사실대로 밝혀야 국민이 이해합니다"면서도 설사 우리 군이 북한 지역에서 사고를 당했다고 하더라도 사실대로 밝혀야 합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번 유엔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에 송환했다고 밝힌 것 역시 파장이 큽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북한 포로 국내 송환 문제는 외교, 안보, 한반도 정세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매우 예민한 의제"라며 "누군가의 생명, 국가안보 등 국익을 생각하면 이처럼 잔인하고 무책임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공개 저격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되레 비밀 유지 합의가 없었다며 진실 공방으로 전환했고, 야권에서는 북한 포로의 송환을 외국 정상의 연설을 통해 접하게 됐다며 '북송'을 계획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놨습니다.
 
대미 투자도 아직까지 안심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지난 22일 정부는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와 관련해 국회 보고를 마쳤습니다. 상업적 합리성을 지키기 위해 길어졌던 대미 투자가 결실을 맺었지만 정작 최종 발표에는 시간이 소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대미 투자의 진전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됐지만 미국 내 절차는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투자처 선정은 양국 협의를 거쳐 미국 대통령이 하도록 하는데, 관련 절차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실무선에서는 양국 절차가 마무리됐다고는 하지만 변수가 남아 있는 셈입니다. 결국 대미 투자에도 '마침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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