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내내 '유시민'…여권 내전 '격화'
"국민 속였다" 발언에 한때 '청와대 법적 대응' 기류 형성
청와대 부인에도 확전 양상…당 안팎에서 '무대응' 주문
2026-09-27 17:06:03 ㅣ 2026-09-27 17:12:26
[뉴스토마토 동지훈·강주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비판 속내를 숨기지 않았던 유시민 작가가 또 한 번 쓴소리를 내면서 추석 민심을 뒤흔들었습니다. 유 작가가 이 대통령을 향해 "국민 속였다"고 날선 비평을 하자 청와대가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갈등의 골은 깊어졌는데요. 청와대가 이를 부인하긴 했지만 여권 내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집니다. 여당 내에선 지지층 결속과 청와대의 무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옵니다.
 
지난 2017년 5월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이재명 대통령(왼쪽, 당시 성남시장)과 유시민 작가가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에도 유시민 선공…청와대 "법적 대응 검토 안 됐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작가는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수사 검사·기소 검사 분리 발언을 두고 "국민을 속였다"고 비판했습니다.
 
해당 발언은 지난 18일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검찰 개혁의 최대치는 원래 법무부 안에 수사를 하는 검찰과 기소를 하는 검찰을 두 개를 나눠놓는 것"이라고 한 데 대한 비평입니다. 유 작가는 "단 한 번도 이 대통령은 그런 얘기를 안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 작가는 또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 개혁이라는 말을 같이 썼지만 내용이 달랐던 것"이라며 "그러면 대통령이 진작에 말했어야 한다.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밖에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우리 모두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 친김대중이자 이재명의 동지"라고 언급한 데 대한 부정적 반응도 내비쳤습니다. 유 작가는 특히 "별로 의미 없는 말이었다고 본다. 그런 말로 수습할 수 있는 국면은 일찍 지나갔다"며 이 대통령 회견을 통한 여권 단합이 시기를 놓쳤다고 평가했습니다.
 
유 작가 발언은 청와대와의 신경전을 알리는 도화선이 됐습니다. 추석 연휴를 휘감은 청와대와 유 작가 신경전에는 언론 보도도 한몫했는데요. 유 작가의 유튜브 출연 이틀 뒤인 지난 24일 청와대가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뒤따른 겁니다.
 
청와대는 "법적 대응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지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는 것에 유감"이라며 "근거 없는 비난성 주장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지를 의심하는 유 작가 비평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앞서 유 작가는 지난 7월 한 유튜브 채널에서 "1년 넘게 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대통령이 수사·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 대통령을 겨냥한 바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확전 우려한 민주당, '결속 모드'…"무대응이 답"
 
청와대가 유 작가에 대한 법적 대응 검토설을 부인하긴 했지만,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한 만큼 확전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청와대의 사실관계 확인 결과가 어떤 대응으로 이어질지는 현 단계에서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여당 안에선 추가 입장 표명 대신 결속을 다져야 한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습니다.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추석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더 큰 틀의 화합으로 가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그렇게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 정부 여당, 범지지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가장 중요한 것은 검찰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진위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여당) 지지층이 유 작가 발언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선 당·정·청 원팀, 지지층의 결집, 결속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쓴소리하는 분들에 대해서도 '지나칠 때가 있다', '전체 진영을 너무 흔들어놓는다', '과유불급이다'라고 말한다"며 "쓴소리가 어떤 경우에는 약효가 있지만 도가 지나치지 않느냐는 반문이 많았던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청와대가 필요 이상의 대응을 삼가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의 한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평론은 평론의 영역에서 의미가 있다"며 청와대의 추가 대응 필요성을 낮게 책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유 작가 발언에 직접 대응할 이유는 찾기 어렵다"며 "유 작가 발언의 수위가 적절했는지와 무관하게 사안의 무게감을 더 키우는 반응을 내놓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청와대 신중론이 요구된다는 견해는 당 밖에서도 있었습니다. 유 작가 발언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만큼 청와대가 위험 부담을 감수하면서 대응할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에 "유 작가의 발언에 청와대가 대응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무대응이 답"이라고 말했습니다. 신 교수는 또 "유 작가의 발언 취지를 이해하기 어렵고, 해당 발언에 동의하는 사람이 진보든 보수든 많지 않을 것"이라며 "유 작가가 친문 진영 스피커라고 하더라도 진보 또는 국민을 대변하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어떤 대응을 할수록 유 작가의 발언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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