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하나금융그룹 인천 청라 이전을 둘러싼 하나카드 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하나카드 노동조합은 교통·생활 인프라 등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본사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며 사 측과 인천시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 노조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인천시와 하나카드 사 측의 준비 없는 청라 이전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노조는 하나금융 인천 청라 사옥 앞에서 12일째 천막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조가 문제 삼는 것은 청라 이전에 따른 직원들의 출퇴근 여건과 주변 생활 인프라입니다. 이달부터 하나금융그룹의 청라 이전이 본격화했지만 출근 셔틀버스 운행이 1시간씩 지연되고, 청라IC 일대 출퇴근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공항철도와 청라HQ를 잇는 노선 증편 계획도 마련되지 않았고, 주변 기반 시설과 상권도 부족해 직원들의 불편이 크다는 설명입니다.
노조는 청라 이전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이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지난 4월부터 청와대와 국회, 인천시 등을 찾아 청라 이전과 관련해 논의했고, 5월20일에는 당시 인천시장 박찬대 후보와 정책 협약도 체결했습니다.
정책 협약에는 금융업 지방 이전 세제 지원 방안 마련을 비롯해 광역 교통망 확충 및 철도 인프라 조기 구축, 의료 인프라 및 복합문화공간 조성, 청라 금융 특구 지정 등 규제 완화 및 신사업 진출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러나 박 후보 당선 이후에도 구체적인 이행 일정이나 소관 부처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노조의 주장입니다.
사 측과 교섭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노조는 앞서 하나증권·하나손해보험·하나생명보험 노조와 하나금융그룹노동조합연대를 구성하고 청라 이전과 관련해 지주에 협상을 요청했지만 계열사 차원에서 해결하라는 답변을 받은 뒤 현재 하나카드 사 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조합원 의견을 모은 요구안을 사 측에 전달했지만 수용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고, 별도 구체적인 대책도 제시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정안 제출을 요구했지만 회신이 없자 노조는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14일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21일 1차 조정 회의가 진행됐지만 노조는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도 하나카드 사 측과 2차 조정회의가 예정돼 있습니다.
노조는 인천시가 정책 협약의 구체적인 이행 일정과 소관 부처를 확정해 공개하고 지원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어 하나카드에도 청라 이전과 관련한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직원들의 출퇴근 및 근무 여건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인천시는 "교통 인프라는 핵심 과제로 이행 준비 중이며 문화공간 조성 역시 개발 계획을 수립한 단계"라면서 "세제 지원 등 부분은 중장기적 과제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노조는 사 측과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투쟁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총파업까지 검토하고 있는 만큼 교섭 결과에 따라 노사 갈등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종우 하나카드 노조위원장은 "하나카드 청라 본사는 허허벌판에 건물 하나 덩그러니 있는 상황"이라면서 "협상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총파업을 비롯해 다양한 수단을 이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나카드 측은 "회사는 청라 이전에 따른 직원들의 환경 변화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사 간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나카드 노조가 인천 청라 하나금융그룹 사옥 앞에서 천막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하나카드노조)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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