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 연말까지 간다…해법은 '실적'
고금리 악재·AI 투자 호재 엇갈리며 6000선 횡보
3분기 실적시즌·11월 미 중간선거 등 변수 '촉각'
2026-09-30 16:37:56 ㅣ 2026-09-30 16:52:51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롤러코스터를 탄 듯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던 코스피가 두 달째 박스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간 증시를 끌어올렸던 인공지능(AI)·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불안 등 거시경제 환경 악화가 투심을 제한한 결과입니다. 
 
전문가들은 증시를 끌어올릴 호재성 재료가 많지 않은 탓에 박스권 장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견조한 실적을 통해 추가 투자 여력이 충분함을 확인하는 것이 향후 증시의 방향타가 될 것이란 관측입니다.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주요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77포인트(0.48%) 하락한 6838.04로 마감했습니다. 지난달 3일부터 이날까지 두 달간 6000선에서 움직인 겁니다. 이 기간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1000포인트 안팎에 그쳤으며, 종가 기준 7000포인트를 상회한 것은 5번(9월9·10·21·22·23일)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6월18일 사상 처음으로 9000대 고지를 밟은 후 한 달간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겪은 것을 상기하면 급속도로 열기가 식은 모습입니다. 
 
투자심리 위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은 미국 장기국채를 포함한 글로벌 금리 상승입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높은 수준의 재정적자까지 겹치면서 10년물과 30년물이 5%를 상회했습니다. 전날 장 중에도 30년물 국채금리가 5.6%를 돌파,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통상적으로 국채금리가 오를 때에는 주식이 약세를 보입니다. 가장 최근의 하락장이었던 2023년 10월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터치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반대로 반등은 금리 피크아웃 확인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AI와 반도체가 하단을 받쳐주면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대규모 투자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에서인데요. 실제로 전일 뉴욕 3대 지수가 모두 금리 우려에 하락세를 보이는 와중에서도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SOX) 지수는 1.32% 상승했습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투 톱의 역할이 훨씬 두드러집니다. 두 기업이 연달아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증시 부양의 한 축이 됐는데요. 최근 한 달간(8월28~9월28일) 외국인과 개인이 코스피에서 각각 16조8270억원, 14조8830억원을 순매도 하는 사이 기타법인이 31조327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수급 균형을 맞췄습니다.
 
이처럼 상하방을 압박하는 요인이 병존하면서 코스피는 당분간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당분간 시장이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어떻게 소화하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입니다. 
 
김민수 레몬리서치 대표는 "현재 AI 사이클이 꺾이지 않았고 기업 실적도 좋기 때문에 지수가 버티고 있는 것"이라며 "올해 안에 적어도 한 번 더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견되면서 시장이 완전히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변수는 10월부터 시작되는 3분기 실적 시즌 결과와 11월 미국 중간선거입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초반에는 3분기 실적의 영향력이 클 것"이라며 "10~11월에 높아진 컨센서스를 실제 숫자가 채우고 예상보다 높은 마진까지 확인되면 최근 조정된 주가가 우호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기업 실적이 지수 하단을 높이고 높은 실질금리가 상단을 제한하는 시장"이라면서 "실적 확인에서 지수 전체의 리레이팅까지는 한 단계가 더 필요하다"고도 부연했습니다. 
 
11월3일 진행되는 미국의 중간선거에 대해서는 "글로벌 주식시장 전반에 포괄적으로 영향을 미칠 재료"라면서 "선거 전후 정치 이벤트가 매크로와 펀더멘털을 넘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일시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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