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뢰' 최소 4발…MDL 중첩구간 '매설' 유력
군 당국, 국경선 요새화 작업으로 조성 가능성 무게
2026-09-30 16:17:53 ㅣ 2026-09-30 16:43:22
지난 29일 실시된 3일 차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현장조사에서 추가로 발견된 북한의 수지반보병지뢰 1발. (사진=합참)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현장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뢰가 최소 4발 확인되면서 수색로 개척 작전에 나섰던 장병들이 북한이 국경선 요새화 작업으로 조성한 지뢰지대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30일 제기됐습니다. 이 지뢰지대가 남과 북, 유엔사가 인식하는 군사분계선(MDL)이 중첩되는 지역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폭발한 지뢰 2발과 작전 장병들이 발견한 지뢰 1발에 더해 지난 29일 추가로 발견된 지뢰가 장병들이 진술했던 지뢰와 다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현장 일대의 지뢰 분포가 넓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군 당국은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과정에서 매설된 지뢰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합참에 따르면 지난 29일 실시된 3차 현장조사에서 폭발 현장 인근에서 북한군의 수지(플라스틱) 반보병지뢰 1발이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이 지뢰는 사고 당시 작전 참가 장병들이 발견했다고 진술한 지뢰와 다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새로 발견된 지뢰는 폭발 지점에서 약 1m 떨어진 곳에 매설된 형태로 확인됐습니다. 
 
최소 4발의 지뢰가 불과 1~2m 간격으로 집중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것은 폭발 지점 일대에 상당한 규모의 북한 지뢰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입니다. 여러 지뢰가 불과 1~2m 간격으로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유실 가능성은 낮습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지난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이 국경선 요새화와 관련해 매설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수색로 개척 작전은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으로 지형 변화가 일어난 지점이 MDL을 넘어왔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유엔군사령부의 조사를 위해 실시된 것입니다. 수색로 개척 작전 중 당초 지도상으로 계획했던 경로를 따라 이동하다 개척이 어려워지자 현장에서 대대장이 좀 더 양호한 지역을 판단해 이동 경로를 변경했다는 취지의 중대장 진술이 있었던 것으로 미뤄 볼 때 장병들이 북한이 매설한 지뢰지대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특히 사고 지점은 관측과 통신 측면에서도 제약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변에 관측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통신 난청 지역까지 겹친 상황에서 GPS 위치 정보에도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군 당국이 지뢰 폭발 지점을 MDL 남쪽 약 10여m로 파악했고, 유엔사가 공식적으로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만큼 한국군과 유엔사의 기준에서는 북한이 MDL을 넘어 지뢰지대를 조성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다만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담화를 통해 단 한번도 국경선을 넘어선 적이 없다면서 국경선 요새화 작업은 군사적 목적과 무관한 주권 행사라고 주장했습니다.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 내 미2사단 박물관에 전시중인 군사분계선(MDL) 표지판. (사진=뉴스토마토)
 
결국 지뢰는 북한이 매설한 것으로 확인이 되는 상황이고, 문제는 매설 지점인데 한국과 유엔사는 MDL 남쪽, 북한은 MDL 북쪽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각각이 인식하는 MDL에 중첩된 지역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됐습니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시 설치했던 MDL 표식물이 상당수 유실되면서 일부 지역의 경계선에 대해 남북은 물론 유엔사까지 인식 차가 존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이 진행되면서 우발 충돌 우려가 커지자 국방부는 지난해 11월17일 북한에 MDL 논의를 위한 군사회담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군 관계자는 "이번 지뢰 폭발의 진상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면밀한 조사가 있어야겠지만, 남과 북이 인식하는 MDL에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일어난 사고일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며 "북한은 이번 폭발로 부상을 당한 장병들에 대한 도의적인 사과 의사를 표하고 MDL 논의를 위한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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