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없이 출발하는 중수청·공소청…내부는 '혼란·분노·무력감'
청장 공석 속 2일 동시 출범…중수청 인력은 보직도 모른 채 출근
현직 검사 "밤새 일할 의욕 떨어져"…올해 사직 검사 100명 넘어
2026-10-01 17:07:40 ㅣ 2026-10-01 17:38:08
[뉴스토마토 유근윤·송정은 기자] 검찰청 폐지에 따라 수사와 기소를 나눠 맡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2일 출범합니다. 두 기관 모두 수장이 없는 상태입니다. 중수청 청사는 아직 공사 중이며, 중수청에 지원한 인력들은 어떤 보직을 맡을지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중수청 수사관들은 '혼란'을, 공소청 검사들은 '무력감·분노'를 토로했습니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종합민원실 안내판이 서울광역공소청이 새겨진 안내판으로 교체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행정안전부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1일 중수청이 정원 2874명의 66.1%인 1900명(잠정)으로 출범한다고 알렸습니다. 청장은 공석인 채로, 차장과 6개 지방중수청장 등 1급 수사관 7명이 내정됐습니다. 차장에는 판사 출신 전종민 변호사가 내정됐습니다. 지방청장에는 최재민(서울), 김형근(수원), 문홍주(대전), 김기욱(부산) 변호사와 홍종희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 감사(대구), 그리고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광주)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청사는 필수 사무공간과 업무망만 우선 갖추고, 나머지 공사는 연내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도 사건 접수·배당 등 필수 기능만 먼저 열고, 사건 처리 등 나머지 기능은 12월 초에 개통할 예정입니다. 실제 중수청 본청과 서울청이 들어서는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는 책상과 컴퓨터가 놓여 있어야 할 사무 공간에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출근해야 할 직원들은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움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중수청 인력 대다수는 출근지만 알 뿐 부서와 직무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1차 특례임용 대상 6급 이하 수사관들은 지난 9월16일 합격 여부와 함께 근무지를 개별 통보받았지만, 어떤 부서에 배정돼 어떤 직무를 맡을지 모릅니다. 5급 이상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고위직 일부를 빼면 대부분 근무지만 정해졌고, 어느 과에 배정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중수청 개청준비단 관계자는 "지방청 단위 등 근무지는 나왔고, (수사관들이 맡을) 보직까지 공지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보직 공지에 대해) 준비는 하고 있지만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6급 이하 수사관은 "어느 청으로 갈지는 정해졌는데, 어떤 직무를 맡을지 몰라 혼란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수사관은 "8·9급은 수사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대부분이라 교육부터 받게 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론 어느 부서로 갈지는 아직 전혀 모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규원 전 검사는 이날 보도자료 발표 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내일이 중수청 출범인데, 중수청에 임용된 1, 2급들이 이 시각까지 보직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한다(3급은 방금 전 통보)"라며 "이들은 내일 어디로 출근해야 하나. 설마 중수청의 정상적 출범을 의도적으로 흠집 내는 것은 아니겠지요"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앞둔 1일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검찰청에서 관계자들이 검찰청 로고를 해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소청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공소청장은 공석이고, 각 지검은 '검찰청' 간판을 떼고 '공소청' 간판으로 바꿔 다는 중입니다. 검사들 사이에서는 분노를 넘어 무력감이 퍼지고 있습니다. 한 현직 검사는 "주권 국민의 뜻에 따라 뽑힌 분(국회의원)들이 입법한 내용이니 주어진 공소권을 최대한 잘 사용해야 하겠지만, 실체적 진실을 발견할 수 없거나 발견해도 증거로 쓸 수 없는 입장에서 옛날처럼 밤새가며 일할 의지나 의욕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건이 더 밀릴 것 같다. 다른 동료들도 대부분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조직을 떠나는 검사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사직한 검사는 1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청 폐지를 코앞에 둔 지난달 29~30일에도 윤원기 수원고검 검사와 노선균 대구지검 2차장검사, 소창범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 등 간부들이 사의를 밝혔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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