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개보위, 병·의원 예약 플랫폼엔 과태료·시정명령…미용의료 중개는 '나몰라라'
굿닥·닥터나우엔 과태료…미용·의료 중개 플랫폼 5년간 무조치
의료정보 없어도 걸렸는데…시술 정보 다루는 플랫폼은 안 걸렸다
자율에 맡기다 유출사고…뒤늦게야 개보위 "강남언니 조사 착수"
2026-09-29 17:22:24 ㅣ 2026-09-29 17:42:05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가 병·의원 예약·접수 플랫폼에는 과태료와 시정명령을 부과한 가운데 '강남언니' 같은 미용의료 중개 플랫폼은 최근 5년간 단 한 차례도 처분 명단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2023년 5월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인정보위원회(개보위) 제8회 전체회의를 열었다. (사진=뉴시스)
  
29일 <뉴스토마토>가 서미화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개보위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2022~2026년 상반기) 간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처분·심결 내역을 분석한 결과, 개보위는 지난 2023년 5월10일 비대면 진료 플랫폼 월간 사용자 수 상위 5개사인 굿닥, 닥터나우, 메라키플레이스(나만의닥터), 블루앤트(올라케어), 비브로스(똑닥)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366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의결했습니다. 회사별로는 닥터나우·메라키플레이스·블루앤트가 각 900만원, 비브로스 540만원, 굿닥 420만원이었습니다.
 
반면 강남언니를 비롯한 미용의료 중개 플랫폼은 같은 기간 처분 명단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의료정보 수집 안해도 '위반'…미용의료 플랫폼은?

이 조사는 2022년 10월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의 개인정보 수집·관리 실태가 허술하다는 국회 지적에 따라 이뤄졌습니다. 조사 결과 이들 플랫폼은 이용자의 진료 내용 등 의료 정보를 수집·저장하지 않고, 병원이 별도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에 입력할 뿐이라는 게 확인됐습니다. 
 
그런데도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사항이 지적됐습니다. 개인정보처리방침 전문으로 일괄 동의를 받은 점(22조 1항 위반), 접근 통제·접속 기록 보관·암호화 등 안전 조치가 미흡한 점(29조 위반), 의·약사 면허증을 수집하면서 주민등록번호를 가림 처리하지 않은 점(24조의2 1항 위반)이 문제가 돼 과태료를 받았습니다.
 
반면 강남언니가 이용자들에게 안내한 유출 항목에는 상담을 신청한 시술명과 병원·의사명은 물론, 상담 등록 사진과 실제 시술 정보, 결제 정보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진료 내용은 병원 시스템에만 남고 플랫폼에는 수집·저장되지 않는 구조였음에도 안전 조치 미비로 과태료를 받았는데, 시술 상담 내용을 직접 수집해 온 미용의료 중개 플랫폼은 같은 기간 한 번도 처분 대상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사진=강남언니 홈페이지 캡쳐 갈무리)
 
병·의원 예약은 봤는데 미용의료는 목록에도 없었다

개보위는 2023년 11월에도 굿닥·비브로스(똑닥)·세명(에버메디) 등 병·의원 예약·접수 플랫폼의 개인정보 처리현황을 분석해 공개했습니다. 이는 2022년부터 추진돼 온 온라인 플랫폼 8개 분야(오픈마켓, 셀러툴, 주문배달, 모빌리티, HR채용, 부동산, 숙박, 병·의원 예약·접수) 민관협력 자율규제의 일환이었습니다. 당시 개보위는 병·의원 예약·접수 플랫폼이 예약에 필요한 정보 이외의 개인정보는 처리하지 않는 상대적으로 초보적인 단계라고 평가하며, 개보위는 각 사 상황에 맞추어 자발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임을 알렸습니다. 
 
개보위가 제출한 5년 명단에서 다른 업종의 자율규제 대상 플랫폼도 과태료를 받은 이력이 확인됩니다. 숙박 분야 여기어때컴퍼니가 2023년 6월 660만원, 모빌리티 분야 카카오모빌리티가 2023년 2월 600만원 등 과태료를 각각 부과받았습니다. 업종 전체가 제재를 피해간 게 아니라, 미용의료 중개만 처분 명단에 없었던 셈입니다.

자율에 맡기다가 유출사고 끝에 "강남언니 조사 진행 중"
 
<뉴스토마토> 질의에 29일 개보위 관계자는 "강남언니 유출 신고 이후 공식적인 조사에 착수해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5년간 처분 명단에 없었던 것과 달리, 이번 사고를 계기로 뒤늦게 들여다보기 시작한 겁니다.
 
자율규제 8개 분야에 미용의료 중개가 빠진 이유에 대해서는 "그 분야의 협회·단체가 중심이 돼 자율 규약을 만들고 자율적으로 점검하는 구조"라며 업계 자율에 맡겼음을 시인했습니다. 향후 미용의료 중개 플랫폼을 점검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확정된 것은 없지만, 유사한 사례가 계속 발생하면 착수를 고려하며 유심히 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개보위는 또 "의료 관련 플랫폼은 민감정보를 다룰 수 있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에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면서도 "어떤 플랫폼이든 지켜야 할 안전 조치를 제대로 지켰는지 법리적으로 판단해 엄정하고 공정하게 처분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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