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뚫은 주담대 변동금리…'영끌' 덮친 이중고
2026-10-16 15:03:21 ㅣ 2026-10-16 15:04:05
[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연 7%를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르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잇따라 상승한 겁니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차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코픽스 뛰자 주담대 금리도 '껑충'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6개월)를 기존 연 4.39~5.79%에서 4.64~6.04%로 0.25%p 인상했습니다. 우리은행도 주담대 변동금리를 연 4.75~5.95%에서 5.00~6.20%로 올리면서 두 은행 모두 금리 상단이 연 6%를 돌파했습니다. NH농협은행은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기존 연 4.49~6.29%에서 연 4.68~6.48%로 0.19%p 올랐습니다.
 
지방은행으로 범위를 넓히면 금리 상단은 연 7%를 넘어섭니다. BNK경남은행의 경우 변동금리 주담대 '집집마다도움대출Ⅱ' 최고금리가 이날 기준 7.52%입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코픽스 상승에 따른 겁니다.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3.43%로 전월(3.18%)보다 0.25%p 뛰었습니다. 2024년 6월(3.52%)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상승 폭도 2022년 11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대를 나타냈습니다.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코픽스 상승은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배경으로 꼽힙니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주요 시중은행들이 수신상품 금리를 상향조정하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됩니다.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매달 새로 조달한 자금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시장의 금리 변동이 빠르게 반영되는데요. 코픽스가 오르면 이를 기준으로 금리를 산정하는 변동형 주담대의 금리도 높아집니다.
 
기존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이들은 금리 재산정 시점에 변경된 기준금리가 반영될 예정입니다. 3억원의 대출을 보유한 차주는 대출금리가 0.25%p 상승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연간 이자 부담이 75만원, 월평균 약 6만2500원 늘어난다. 다만 실제 이자 부담은 대출 상환 방식과 잔액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코픽스가 아닌 금융채 6개월물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하나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624~5.824%, 신한은행 금리는 4.36~5.77% 수준으로, 두 은행의 금리 상단 역시 6%에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리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한층 커지게 됐습니다.
 
변동금리 쏠림에 이자 부담↑
 
그동안 고정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앞세워 변동형 주담대 수요가 크게 늘었던 만큼, 이번 금리 상승의 여파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 비중은 지난해 10월 6.0%로 저점을 찍은 뒤 꾸준히 확대돼 올해 3월 39.2%, 4월 52.2%로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이후 5월 58.4%, 6월 62.3%로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7월에는 68.1%까지 치솟았습니다. 8월에는 64.7%로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58.7%p 높아진 수준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금리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조만간 변동형 주담대 평균금리도 연 5%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그동안 고정금리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다는 이유로 변동금리 대출을 선택한 차주들이 많았지만,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오히려 이자 부담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히 변동금리는 일정 주기마다 시장금리 변동이 반영되는 구조인 만큼 금리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차주들의 선택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이 7월 31.9%에서 8월 35.3%로 반등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하는 대목입니다. 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커지자, 향후 이자 부담이 불어나는 위험을 피하고 상환 계획을 안정적으로 세우려는 수요가 고정금리 쪽으로 쏠릴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다만 고정형 주담대도 금리 상승 압력에서 자유로운 건 아닙니다. 고정·혼합형 주담대의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은 지난해 말 연 3.49%에서 지난달 연 4.65%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뒤 지난 15일 연 4.33%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주담대 금리 전반에 상승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향후 기준금리 결정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10월과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경우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면서 대출금리도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 문턱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신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가계대출 총량 관리도 여전히 필요한 만큼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적극적으로 낮추기는 어려워 당분간 고금리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한 영업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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