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급증에 신용위험도 ‘경고음’…K반도체 영향 ‘촉각’
CDS 거래 규모, 두 달만 4배 증가
코어위브 등 신용위험 우려 확산
2026-10-22 15:59:11 ㅣ 2026-10-22 16:05:38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글로벌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대규모 차입에 따른 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신용위험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AI 사업의 수익성과 투자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호황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증권거래소. (사진=뉴시스)
 
22일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오라클과 메타, 엔비디아 등 주요 AI 관련 기업 7곳의 주간 신용부도스와프(CDS) 거래 규모는 지난 7월 20억달러 미만에서 9월 90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했습니다. 불과 두 달 사이 거래 규모가 4배 넘게 늘어난 것입니다.
 
CDS는 기업이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위험에 대비하는 파생상품으로,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손실에 대비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입니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부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할수록 보험료에 해당하는 CDS 프리미엄도 상승합니다. 최근 CDS 거래가 급증하고 프리미엄까지 높아졌다는 것은 AI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을 우려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엔비디아와 메타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이달 각각 101베이시스포인트(bp·1bp=0.01%포인트), 108bp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코어위브의 CDS 프리미엄은 약 1090bp에 달했습니다. 1090bp는 연 10.9%에 해당하는 보험료율로, 투자자가 코어위브 회사채에 1억원을 투자했을 경우 회사의 파산으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에 대비하려면 연간 약 1090만원의 보험료를 부담해야 합니다.
 
이는 시장에서 코어위브의 채무불이행 위험을 그만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뜻으로, AI 기업들의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투자자들이 자금 대여를 꺼리거나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도 차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규모 AI 투자를 둘러싼 부채 부담도 문제로 지목됩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최근 주요 빅테크의 AI 관련 부채가 공개된 규모보다 많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합작법인과 보증 등 복잡한 금융거래 구조로 인해 실제 부담해야 할 채무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양사는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공급을 늘려온 만큼 빅테크 투자 속도가 둔화할 경우 중장기 메모리 수요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도 이러한 우려가 제기됩니다.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신규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설비투자가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자금 조달이 까다로워졌다”며 “AI 설비투자 감속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당장 AI 반도체 수요가 둔화한 것은 아닌 만큼 신용위험 확대가 실제 투자 축소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현재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상황이라 투자 위축을 우려하기는 이를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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