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삼성가에 부는 ‘책임경영’…이재용 등기임원 복귀 ‘관심’
범삼성가 총수들 ‘미등기임원’ 신분 유지
정용진 등기임원 등재…‘책임경영’ 신호탄
이재용 취임 4주년…‘등기임원’ 복귀 관심
2026-10-27 16:31:41 ㅣ 2026-10-27 16:49:07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총수가 회장 직함을 갖고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함에도 ‘미등기임원’으로 남아 있는 범삼성가에 ‘책임경영’ 강화라는 변화의 기류가 감지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여전히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 중인 가운데, 총수 일가 중 한 명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최근 13년 만에 등기임원에 복귀하면서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이에 취임 4주년을 맞은 이재용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여부와 시점에 재계의 관심이 쏠립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3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열린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취임 4주년을 맞는 이재용 회장은 사법 리스크 와중인 지난 2019년 10월 등기임원직을 내려놓은 후 현재까지 미등기임원을 유지 중입니다.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합니다.
 
총수의 등기임원 등재 여부는 책임경영 의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그동안 이 회장을 비롯한 범삼성가에서는 오랜 기간 총수들이 회장이라는 직함을 달고도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해 왔습니다. 이 회장과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3명의 총수가 대표적입니다.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총수 일가로 범위를 넓혀봐도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는 인물은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유일합니다.
 
하지만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태 이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내고 등기임원에 복귀하면서 변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지난 6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로 취임한데 이어 최근 이마트 대표이사로 복귀했습니다. 지난 2013년 3월 신세계와 이마트 등기이사직을 사임한 지 13년 만입니다.
 
이에 재계 안팎의 시선은 취임 4주년을 맞은 이 회장에게로 쏠립니다. 이 회장이 지난해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데다, 지난 5월 상속세를 완납하고 상속 문제를 정리한 만큼, 책임경영 차원에서의 등기임원 복귀 여부와 시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은 지난 2월 “지배구조의 측면에서 볼 때는 이 회장이 등기임원으로서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서서 책임경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계속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연이은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조직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데다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사업과 체질을 재편해야 하는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는 만큼,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를 더 이상 늦추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이사회 중심 투명한 경영을 하자는 추세로 가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 등 중대한 의사결정을 미등기임원이 발표하는 것에 대해 비판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복귀해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줄 시점이 됐다”고 했습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범삼성가에서 총수들의 미등기임원 신분 유지는 하나의 트렌드로 여겨졌지만, 최근 정용진 회장이 먼저 대표이사가 되면서 변화가 시작된 모습”이라며 “특히 한번도 대표이사직을 맡지 않은 이 회장이 등기임원에 복귀한다면 나이 등을 고려해 결국 ‘대표이사 회장’ 직함을 맡아야 하는 상황으로, 삼성전자 내부와 이 회장 개인 모두 고민되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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