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영업익 줄줄이 급증…전쟁 끝나도 호황 이어지나
에쓰오일 1조4067억, SK에너지 1조2058억원
중동·우크라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 차질 영향
정유시설 복구에 오래 걸려…“수급 부족 장기화”
2026-11-03 16:34:31 ㅣ 2026-11-03 16:59:34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잇따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주요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최소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데다 정제마진 호조세까지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전쟁 리스크가 완화되더라도 장기간 이어진 전쟁으로 피해를 본 정유시설을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까지 실적 호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왼쪽부터). (사진=뉴시스)
 
최근 실적을 공개한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배가량 증가했습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은 △에쓰오일 1조4067억원 △SK에너지 1조2058억원 △HD현대오일뱅크 900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14%, 780%, 371% 늘어난 수치입니다.
 
특히 에쓰오일과 SK에너지는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에쓰오일과 SK에너지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9650억원, 6512억원으로, 두 회사 모두 한 분기 만에 45.8%, 85.2% 증가했습니다. 다만 HD현대오일뱅크는 석유제품 가격 하락과 석유화학 사업의 공급과잉 등이 겹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습니다.
 
오는 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GS칼텍스 역시 유사한 수준의 상승폭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GS칼텍스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3721억원이었던 반면 직전 분기에는 2조5507억원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바 있습니다.
 
이는 지정학적 불안이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긴 결과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석유제품 공급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데다 윤활기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비정유 사업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습니다. 2일(현지시간) 런던 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104.7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 거래일보다 7.6% 하락했지만 중동 전쟁 발발 직전인 배럴당 72.48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3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차량에 주유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정부는 석유제품 수급 안정을 전제로 경유 수출 제한을 ‘전년 동기 대비 100% 이내’에서 ‘110% 이내’로 조건부 완화했습니다. 최고가격제 시행과 함께 수출량이 제한돼 수익 창출에 제약이 있었지만, 4분기부터는 이러한 부담도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더라도 단기간에 전쟁 이전 수준으로 실적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에쓰오일은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정제시설 가동 차질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전쟁 이후 소진된 재고를 다시 확보하려는 수요가 예상된다”며 “지정학적 갈등이 완화되더라도 타이트한 수급 상황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7년에도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7년에도 세계 정유 제품 공급이 늘어날 방법은 없다”며 “2026년 미국 정유 설비 평균 가동률을 고려할 때 2027년 세계 정유 제품 생산량은 오히려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이어 “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정제마진 강세 기조를 꺾을 수 있는 변화는 수요 감소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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