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등 내란음모 공판서 檢 신청 증거 일부 채택 보류
2013-12-03 17:51:58 2013-12-03 17:55:53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이른바 '내란음모'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법정에 증거로 제출한 국정원 수사관 작성의 '수사보고서' 일부가 채택 보류됐다.
 
3일 수원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김정운) 심리로 진행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7명의 재판에 국정원 수사관 최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씨는 이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김홍렬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위원장이 보유하고 있던 폭발물 제조법이 담긴 문건에 따라 지난 9월24일 폭발물 원료를 제조했고, 이튿날 폭발 실험에 참가했다.
 
해당 문건은 국정원이 지난 8월27일 김 위원장의 자택에서 압수한 '니트로글리세린', '질산셀룰로스(질산 셀룰로오스)', '질산칼륨', '드라이아이스'라는 제목의 텍스트 파일이다.
 
최씨는 당시 원료 제조와 폭발물 실험을 주도한 인물은 국정원 폭발물 전문가 이모씨이고, 자신은 이 과정에 참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씨는 국정원에서 수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씨는 실험 당시 화학물질의 합성법과 합성 비율, 화학물 농도를 묻는 변호인 측의 신문에, "동료인 이씨가 주도한 것으로 자세히 모른다"고 답변했다.
 
또 최씨가 작성한 수사보고서에는 화학물질을 세는 단위의 표기가 잘못돼 정정된 부분이 있었고, 화학물질 명기법의 오기도 발견됐다.
 
최씨는 "화학 물질과 관련해 특별한 과학적 지식이 있냐"는 재판부의 물음에도 "없다"고 답변했다.
 
변호인 측은 "국정원 수사관의 법정 증언은 전문성이 없고, 동료에게서 들은 내용을 수사보고서로 작성한 수준"이라며 "이를 증거로 채택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이 국정원 수사관들을 증인으로 신청해 이들이 작성한 수사보고서를 증거로 제출하고 했는데, "수사보고서는 증거가 아니라 주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는 수사기관이 검증을 통해 얻은 결과를 작성한 문건이기 때문에 증거로 채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전문지식이 없는 증인 최씨가 작성한 수사보고서 일부에 대해 증거 채택을 보류하는 결정을 했다.
 
재판부는 "증인이 동료 수사관으로부터 들은 내용을 기재한 수사보고서는 작성내용이 의심스럽고, 어떤 내용을 적은지도 알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증거로 동의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국정원 수사관이 증인으로 나오고 있다"며 검찰에 수사보고서를 증거로 제출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공판중심주의를 통해 증인의 법정증언으로 입증될 수 있는 부분을 수사보고서를 증거로 제출해 증명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검찰은 "국정원 수사관이 압수수색 등 수사과정에 관여한 탓에 증인으로 신청하며, 이들이 작성한 수사보고서를 증거로 함께 제출한 것"이라며 증거철회 여부는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지법(뉴스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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