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새 비즈니스 모델로 신흥국 진출 '박차'
플랜트 수출 가속..낮은 약가·까다로운 인허가 절차 고려한 전략
2015-02-17 17:46:33 2015-02-17 17:46:33
[뉴스토마토 문애경기자] 제약사들이 중동, 중남미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플랜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약품 가격이 낮고 의약품 인·허가 절차가 까다로운 신흥시장을 생산기지 현지화를 통해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해외 플랜트 수출에 가장 빠른 진척을 보이는 제약사는 중국에 점안제 공장을 세운 휴온스다.
 
휴온스는 작년 7월 중국 북경 통주약품생산기지에 '북경휴온랜드의약과기유한회사 통주GMP공장'을 완공했다.
 
공장은 총 7개 생산시설을 가동할 수 있다. 올해 말에 2개 라인을 가동하고, 2018년에는 2개 라인을 추가해 4개 라인에서 점안제를 생산할 예정이다. 휴온스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플라스틱 주사제 용기 설비로 가동한다.
 
◇2013년 3월 녹십자 태국 혈액분획제제 플랜트 기공식 장면(사진제공=녹십자)
태국에 혈액분획제제 공장을 수출한 녹십자도 가시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13년 3월부터 태국 뱅그라 지역에 짓기 시작한 공장은 작년 말에 완공돼 제품 시생산에 들어갔다.
 
태국 공장은 앞으로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등 혈액분회제제를 생산할 예정이다. 혈액분회제제는 혈액 속에 있는 혈장에서 분리한 성분으로 만든 주사제다. 공장은 연간 최대 약 25만리터의 혈장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녹십자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과도 혈액분획제제 플랜트 수출을 협의 중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혈액제제 공장이 없다"며 "태국 정부가 혈액제제 자립화를 원했고, 녹십자가 오랜 기간 이 분야를 해온 점이 부합해 태국에 진출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나라에서도 꾸준히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 추가적인 해외 진출도 염두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웅제약도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플랜트를 수출했다.
 
대웅제약은 2013년 8월 중국 심양에 위치한 윈료의약품 전문 제약회사 바이펑을 인수했다. 오는 2017년까지 공장 생산라인 증설을 완료하고, 2018년부터 내용액제 완제품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또 2013년 4월 인도네시아 제약회사 인피온과 합작회사 '대웅인피온'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바이오 전용 공장을 건립중에 있다. 고형제(알약) 생산을 위한 베트남 현지 공장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지에서 생산하면 원가 절감, 인허가 절차 등의 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다"며 "인도네시아 공장은 거의 완공돼 이르면 올해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동제약과 JW홀딩스도 사우디아라비아 제약사 SPC(Sudair Pharma Company)와 손을 잡고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일동제약은 내년까지 사우디 수다이르 지역에 세포독성항암제 공장을 완공하고, 향후 시프플라틴, 도세탁셀, 카페시타빈 등 20여종의 항암제를 생산할 예정이다.
 
작년 6월 SPC사와 MOU를 맺은 JW홀딩스는 올해 SPC사와 본계약을 체결하고 플랜트 수출과 수액기술 이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흥국들은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의약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의약품을 자체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산기지 현지화는 '의약품 자국화'라는 신흥국들의 의지에 부합하면서도 비용 절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춰 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정윤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산업지원실장은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은 의약품 가격이 싸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단순 의약품 수출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현지 인력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해당 국가에 기술을 전수하는 플랜트 수출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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