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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직접투자 '지지부진'…상반기 9.1% 감소
중국발 투자 급감…200억 달러 이상 달성 어려울듯
2017-07-04 15:59:24 2017-07-04 15:59:24
[세종=뉴스토마토 이해곤기자]중국과 유럽연합(EU)의 투자가 급감하면서 외국인 직접투자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정부의 목표인 200억 달러 이상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7년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는 신고기준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줄어든 96억 달러에 그쳤다. 도착 기준으로는 4.4% 감소한 49억6000만로 나타났다.
 
박성택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미국의 두 차례 금리인상과 신보호무역주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협상, 중국의 외환통제 강화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크게 위축되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의 투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신고 기준 중국발 투자는 4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2.3%가 감소했다. 하반기 이후 외환보유국 관리를 위한 외환송급규제와 해외직접투자 심사 기준 강화 등의 조치가 영향을 준 것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다만 중국을 제외한 홍콩과 싱가포르 등 중화권은 금융·보험, 부동산 개발 등 서비스부분의 투자가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정부의 규제를 피해 우회투자를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U는 브렉시트 협상의 불확실성과 유로존 양적완화 축소 논의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신고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3% 감소했다. 지난해에 비해 1억 달러 이상 대형 인수합병(M&A)형 투자가 크게 감소한 것이 투자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의 투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미국의 직접 투자는 신고 기준 24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35.0%, 일본은 8억2000만 달러로 18.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경우 제조업(36.2%)과 서비스업(34.1%)이 모두 고른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제조업 가운데 화공(136%), 자동차(3.4%) 등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상반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초로 1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일본은 지난 1분기에 증가세로 전환된 이후 2분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본격 회복세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제조업투자는 감소했지만 서비스업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핀테크(간편·모바일 결제)와 콘텐츠(게임) 등 4차 산업혁명 분야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업종별는 제조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줄어든 24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은 8.1% 감소한 66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핀테크와 드론·게임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부문으로 투자분야가 다변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FTA 네트워크 활용을 위한 물류업 투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유형별로는 직접 공장을 설립하는 그린필드형이 78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8.8% 증가했고, M&A형 투자는 17억1000만 달러로 48.3% 감소했다.
 
한편 정부는 당초 목표였던 외국인 투자 200억 달러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정책관은 "하반기 외국인투자에 대해 예단하기가 상당히 어렵지만 정부가 목표치로 내세운 200억불 이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투자 유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정상순방 등 주요 계기를 적극 활용해 투자환경설명회, 라운드테이블 등 다각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주한상의 및 외투기업과의 고위급 간담회를 정례적으로 개최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고 증액투자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또 조세, 입지, 현금지원과 같은 외국인투자의 3대 인센티브의 지원기준을 현재 금액기준에서 고용효과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고, 오는 10월로 예정된 외투기업 채용설명회를 대폭 확대해 청년층 선호도가 높은 우수 외투기업으로의 취업기회를 크게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관이 4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2017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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