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현장에서)특정 의원 지지선언장 된 소상공인 기자회견
2017-08-02 17:26:10 2017-08-02 17:29:39
"전국 지역소상공인 대표단 일동은 내수경제 침체로 인한 양극화 피해를 받고 있는 소상공인과 근로자의 처지를 이해하는 이언주 의원을 적극 지지하며···." 
 
1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사무실에서 뜬금없이 국회의원 지지선언이 나왔다. 전국 지역 소상공인 대표단이 모여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에서다. 이날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취재하기 위해 현장에 모였던 기자들은 회견 시작후 곧바로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기자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언주 의원은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그 결과인지 소상공인의 권익보호 등을 위해 노력한 의원에게 소상공인연합회가 시상하는 '초정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같은편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지지선언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은 최저임금에 대해 이야기 하는 공식적인 자리였다. 때와 장소에 맞게 최저임금만 이야기 했어야 했다. 특정 의원 지지 발언으로 그들이 이날 주장하고자 하는 목소리는 힘을 잃었다. 본말이 전도된 셈이다. 
 
소상공인 대표들이라면 특정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데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대책이 얼마나 현장과 괴리되어 있는지, 실제적으로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조목조목 밝히며 대중의 이해와 관심을 구해야하는 것이다. 정부가 이러한 여론을 무시하지 못하도록 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대안을 주장하며 전략적으로 행동해야 마땅하다.  
 
자영업자 지원대책과 추경으로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소상공인 달래기식 정책'과, 프랜차이즈본부를 잡겠다고 나서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활동이 그들에게 어떠한 도움이 되고 무엇이 부족한지 등을 자세히 밝혀 소외받는 소상공인에 대한 여론을 집중시킬 필요도 있다.  
 
물론 소상공인연합회의 물적·인적기반이 아직 미약해 연구용역을 의뢰하고 체계적인 플랜을 세울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조직화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렇다 해도 최저임금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장에서 아무런 맥락없이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만 늘어놓는 식은 곤란하다. 절실하다면 더욱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고작 4개월이다.
 
이보라 중기부 기자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