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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통신 장애…"5G 시대 어쩌나"
"IoT 데이터 트래픽 폭증…기술·정책적 고려 필수"
2018-04-08 13:05:52 2018-04-08 13:07:11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5세대 통신(5G) 시대를 앞두고 통신 장애가 여전히 재연되면서 허명뿐인 ICT 강국의 실체가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데이터 트래픽을 감안, 기술적·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8일 "5G 시대에서는 중요도에 따라 통신망 속도에 차등을 두는 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5G는 데이터가 오가는 도로가 논리적으로 구분돼 이를 적용하기 용이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5G의 특징으로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꼽았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1~3차선의 데이터 도로를 구분해 용도와 목적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는 기술이다.
 
다만, 망 이용에 차등을 두는 것은 망중립성 원칙에 위배된다. 망중립성은 통신망을 제공하는 사업자는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고 차별 없이 다뤄야 한다는 원칙이다. 미국은 망중립성 원칙을 폐기했지만 우리나라는 유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부터 망중립성 유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5G를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각종 사물들도 데이터 트래픽을 발생시킬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기지국과 장비는 물론 소프트웨어 대비도 필수"라고 말했다. 동시에 통신비 인하 압박을 지속하고 있는 정부가 이통사의 투자 여력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5G 시대 주도권을 잡고 통신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통신비 인하가 정치적 공약으로만 활용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중구의 SKT타워. 사진/뉴시스
 
SK텔레콤은 지난 6일 오후 3시17분부터 2시간30여분 동안 LTE 음성통화와 문자 메시지 송·수신이 되지 않는 장애가 발생했다. SK텔레콤은 같은 날 오후 5시48분 시스템을 복구했다고 밝혔지만 한동안 일부 이용자들은 4G가 아닌 3G로 통화가 연결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SK텔레콤은 다음날인 7일 한 번이라도 통화나 문자 메시지 장애를 겪은 가입자(730만명 추산) 전원에게 실납부 월정액의 이틀치를 보상하겠다고 공지했다. 보상금액은 요금제에 따라 개인당 600~7300원이다.
 
하지만 시장 1위 사업자로부터 비롯된 통신 장애에 가입자들의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퀵서비스나 택배 기사 등 원활한 통화가 필수적인 분야 종사자들은 별도의 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SK텔레콤의 통신 장애와 보상책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청원도 올라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7일 티월드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며 "이번 장애로 어려움을 겪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전체 통신 인프라를 재점검해서 더 안정적인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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