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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포트홀서 발생한 차 손상, 도로공사 배상 책임"
"포트홀, 도로 설치·관리 하자 해당…도로 관리자 조치 취할 의무"
2018-08-03 09:00:00 2018-08-03 09:00: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포트홀(아스팔트포장의 표면이 국부적으로 떨어져 나가서 움푹 패어진 모양의 파손형태)에 대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차가 손상됐다면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부(재판장 김행순)는 K손해보험이 도로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소송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취소하고 도로공사가 K손해보험에 69여만원을 배상하라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 차량이 도로 포트홀 부분을 통과할 당시 차체가 위아래로 상당히 흔들리고 원고 차량에서 경고음이 울렸으며, 그로 인하여 원고 차량의 운전석 쪽 앞 뒷바퀴 타이어와 휠이 손상되어 이를 수리하게 된 점, 사고 당시 포트홀은 도로 다른 부분과 색상과 모양에서 상당히 다른 차이를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사고는 포트홀로 인해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포트홀은 고속으로 주행하는 차들의 타이어 등을 손상시키고 자칫 교통사고까지 유발할 수 있어 도로의 설치·관리상의 하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며 "도로공사는 사고 당일 다른 차량이 포트홀로 인해 타이어가 손상됐다는 신고를 받았음에도 단지 10분 정도 도로 안전순찰을 하고 포트홀을 발견하지 못하자, 더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잘못을 했고, 이번 사고는 도로공사 잘못으로 발생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도로공사가 사고 직전에도 안전순찰을 했으나 야간 등의 사정으로 포트홀을 발견하지 못해 보수 작업을 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도로공사 책임을 전체 손해의 5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K손해보험과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A씨는 지난해 7월 중부고속도로 서청주 분기점에서 벤츠 차량을 운행하다가 포트홀에 빠자 운전석 쪽 앞둿바퀴의 휠과 타이어가 손상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에 K손해보험은 A씨에게 수리비로 138여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K손해보험은 도로 관리자인 도로공사가 도로 유지 및 관리에 소홀해 포트홀을 방치한 잘못으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138여만원을 구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도로공사는 안전순찰 당시 포트홀이 발견되지 않았고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포트홀이 장시간 방치됐다고 보기 어렵고 포트홀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도로 설치 및 관리상 하자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A씨가 전방주시의무를 위반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반박했다.
 
1심은 도로공사에 배상 책임을 지울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번 항소심은 1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다.
 
서울행정법원.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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