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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폭우 속 길도 척척…첨단안전의 벤츠 E400
차선·차량 감지 등 주행보조 기술로 사고 예방…동력 성능도 '굿'
2018-08-29 16:21:53 2018-08-29 16:21:53
[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폭우가 내린 지난 28일, 벤츠는 한 치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길을 안전하게 헤쳐 나갔다.
 
이날 기자는 벤츠E400 카브리올레와 익스클루시브 모델(이하 E400)을 시승했다. 두 모델 모두 10세대 E클래스 세단으로 가솔린 6기통 3000cc 엔진, 최고 출력 333마력, 최대 토크 48.9kg.m 등 동력 성능은 같다. 카브리올레의 경우 오픈카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가격은 두 차량 모두 1억원에 육박한다.
 
폭우 속 E400 카브리올레 주행 중 휴게소 지하주차장에 들렀다. 사진/황세준 기자
 
시승 코스는 서울 동서울터미널을 출발해 용인시 소재 벤츠 트레이닝아카데미까지 카브리올레 모델로 주행한 뒤 익스클루시브 모델로 갈아타고 서울역으로 복귀하는 173km 구간으로 짜여졌다. 출발 직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구리암사대교를 지나 강일나들목을 통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 진입하자 폭우로 변했다. 오픈카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고속 주행하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시속 60~70km 정도로 서행하는 차량들 사이에 끼어 비상등을 켜고 조심스레 운전할 수 밖에 없었다. 차 바퀴들이 만들어낸 물안개로 차선은 물론, 바로 앞 차량도 식별하기 어려웠다. 트럭·버스가 옆을 지날 때 앞 유리를 강타하는 물벼락까지 잦아 운행 조건은 최악이었다.
 
하지만 E400의 첨단 주행보조 기술 덕에 운전에 어려움이 없었다. 스티어링 휠 왼쪽 방향지시등 레버 아래에 위치한 '드라이브 어시스트' 레버를 조작해 원하는 속도를 설정하니, 앞 차와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교통 흐름을 따라갔다. 가속·브레이크 페달 조작은 필요하지 않았다. 앞 차가 서면 E400도 멈추고 차간거리가 멀어지면 설정된 속도 범위 내에서 스스로 가속했다. 제대로 보이지 않는 차선도 정확히 인식해 벗어나지 않도록 유지해 줬다. 운전대에서 손을 2분가량 놓아도 문제가 없었지만 60초가 지나자 헤드업디스플레이와 계기판에 운전대를 잡으라는 경고 그림이 뜨고 스피커에서도 경고음을 울려댔다.
 
트레이닝아카데미에서 만난 조동현 벤츠 트레이너는 "일종의 반자율주행 기능으로, 설정 속도 130km/h까지는 차선과 선행 차량을 모두 인식하고 210km까지는 차선만을 식별한다"고 설명했다.
 
E400 카브리올레 옆모습. 사진/황세준 기자
 
드라이브 어시스트 기능을 끄고 직접 운전할 때도 E400은 위험을 감지해 지속적으로 알려줬다. 옆 차선 후방에 차량이 근접해 있으면 사이드미러에 삼각형 모양의 빨간색 경고등이 켜졌다. 이 기능 덕분에 폭우로 사이드미러가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차선 변경에 어려움이 없었다. 차선 변경 의도가 없는 상황에서 라인을 밟았을 경우엔 스티어링 휠 진동을 통해 경고를 했다. 후방에 차량이 빠르게 접근하거나 전방 교통 흐름이 급격이 정체될 때는 안전벨트가 자동으로 조여지면서 혹시 모를 충돌로부터 운전자를 미리 보호하는 기능도 작동했다.
 
6기통 3000cc 엔진을 탑재한 차량답게 동력 성능도 발군이었다. 추월이 금지돼 있는 터널 구간에서 앞 차와의 거리를 의도적으로 200m 이상 벌린 다음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고 가속 페달을 밟자 차량이 쏜살같이 튀어나가며 금새 거리를 좁혔다.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시내 진입 후 교차로에서 맨 앞자리 신호 대기 후 출발시 급가속하자 3초가 채 되지 않아 계기판 속도계가 80km를 가리켰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지 않았는데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편, 고가의 차량임을 알아봤기 때문인지 주행 중 앞으로 끼어드는 다른 차량이 거의 없었다. 동승한 다른 기자는 "모세의 기적이 이런 느낌일까"라고 평가했다. E400을 타고 사고를 당할 일은 거의 없어 보였다.
 
E400 카브리올레 실내 센터페시아 모습. 12.3인치 대형 LCD를 장착했다. 사진/황세준 기자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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