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태의 경제편편)3류 같은 1류
입력 : 2019-01-09 06:00:00 수정 : 2019-01-09 11:44:02
지난해 3월 2일 포스코건설의 부산 엘시티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55층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 3명이 작업 중이던 추락해 숨졌다. 지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관리를 하던 1명도 떨어진 구조물에 맞아 유명을 달리했고, 또 다른 3명은 떨어진 구조물 파편에 맞아 다쳤다.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지난해 1월에는 인천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추락해 사망했다. 한해가 끝나가던 12월 21일에는 부산 명지동에 있는 명지 포스코 더샵아파트 공사현장 3층에서 낙하물 방지 그물망을 설치하던 근로자 1명이 떨어져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를 사고로 시작해서 사고로 끝낸 셈이다. 
 
포스코건설의 사고에 대해 당국이 조사한 결과 두말할 필요 없이 ’인재‘였다. 부산 해운대경찰서 조사 결과 해운대 엘시티 구조물 추락사고는 공사현장 안전시스템이 무너진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연합통신 보도에 따르면 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은 "시공사가 초고층 건물의 외벽공사를 하도급으로 주면서 하청업체 건설기술자 배치나 건설업 면허 작업자 교육 등 기본적인 사항조차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위험 작업을 하도록 했다"고 수사결과를 설명했다. 감리도 불충분했다. 감독관청인 노동부 관리들은 향응을 받고 눈 감아줬다.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 부산동부지청장은 결국 구속을 면치 못했다. 한마디로 민관합작 부실이었던 것이다.
 
포스코건설 공사현장에서는 이렇게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났다. 보다 못한 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벌였다. 지난해 7월31일 노동부가 발표한 포스코건설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안전관리자 정규직 비율이 현저히 낮을 뿐만 아니라, 위험성평가도 형식적으로 운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본사와 25개 공사현장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이 197건이나 드러났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7위로 평가된 1류 건설업체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 철강기업 포스코의 주요 자회사 가운데 하나이다.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한 고용노동부 박영만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이 지적한 대로 안전한 일터 조성을 위해서는 대형 건설업체가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포스코건설에게도 그런 책임과 기대가 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포스코건설은 안전에 관한 한 3류에 머물러 있다.
 
포스코건설에서는 안전사고만 일어난 것이 아니다. 지난해 내내 불미스런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지난해 6월 울산신항 방파제 공사 수주 과정에서 공무원들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보도됐다. 8월에는 협력업체 선정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이 2심에서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노동부가 발표한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업들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반면 뜻밖의 낭보도 있었다. 지난해 7월 건설업계에서 처음으로 국제표준 안전보건 경영시스템인 'ISO 45001' 인증을 받았다는 소식이었다. 포스코건설은 인증을 받기 위해 5월 최고경영자의 안전경영 의지를 담은 안전보건 프로세스도 새로 제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사고가 잇따라 일어났으니 말과 행동의 심각한 불일치가 빚어진 것이다.  인증과 프로세스가 과연 진실한지도 의심스럽다. 
 
또 다른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이 2011년 EPC에쿼티스(영국)와 산토스CMI(에콰도르)에 인수 자금과 유상증자, 자금대여 등으로 2000억원을 쏟아 붓고도 결국에는 원주인에게 헐값에 되팔았다는 의혹이다. 또 이 과정에서 과거 회계자료를 고쳤다는 의심도 받는다. 지난해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던진 문제이다. 그러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대답했다. 금융감독원이 포스코건설에 대한 감리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전해졌다. 이런 의혹이 어떤 결론에 도달하게 될지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예단할 수는 없지만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중국의 고대철인 공자는 일찍이 썩은 나무에는 대패질을 할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제자 재여를 향해 내던진 뻐아픈 일침이었다. 만약 공자가 지금 이 시대 다시 살아온다면 포스코건설에게도 똑같은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포스코건설도 스스로 수오지심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고대그리스의 철인 플라톤의 말대로 부끄러운 것은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 같은 일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도록 새해 들어 분위기를 다잡는다고 한다.
 
4개 분야에 걸친 안전관리 종합개선대책을 수립하고 안전관리를 등 근로자 밀착형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근로자들이 설사 안전벨트와 안전모 등 안전장치를 하지 않더라도 원천적으로 사고를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설계단계부터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기로 포스코건설은 다짐했다. 새해 시무식 행사도 처음으로 모든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안전기원행사로 치러졌다.
 
포스코건설의 이러한 다짐이 올해는 성취될 수 있을까? ‘썩은 나무’가 아니라 ‘튼튼한 나무’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일단 기대는 해보겠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지켜볼 것이다.
 
차기태 언론인(foli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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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해나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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