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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상선·흥아해운 통합… 업계 3위 선사로 도약
세계 20위권에 국내 4개사로 증가 예정…내년 말까지 컨테이너 사업 전부문 통합
2019-04-11 20:00:00 2019-04-11 20: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내 4·5위 선사인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컨테이너부문을 통합해 전체 3위 선사로 도약한다. 양사의 컨테이너 사업부문 통합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운업 재건작업의 첫 성과물이다. 세계 해운국 5위로 재도약을 선언한 정부는 국적 컨테이너선사간의 통합을 추진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11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컨테이너사업의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체결식에는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한국선주협회 회장),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 등 양사 관계자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황호선 해양진흥공사 사장 등 정부부처 및 기관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기본합의서 체결은 지난해 4월 체결된 ‘해운사업 재건을 위한 한국해운연합(KSP) 2단계 구조 혁신 기본합의서’의 후속 조치다. 합의서에는 컨테이너사업의 통합방식, 통합일정 등이 포함되어 있다.
 
문 장관은 축사를 통해 “해운산업 도약을 위해 결단을 내린 장금상선과 흥아해운, 통합을 위해 세심한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해양진흥공사에게도 감사드린다”면서 “다행히 최근 들어 해운업황이 개선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글로벌 친환경 규제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해운조합(KSA)이 결성되면서 해운재건의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항로 구조조정은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장금상선·흥아해운 통합을 통해 국내 3위, 세계 19위 수준의 통합법인 출범이라는 성과도 얻었다”며 “선사측이 선대를 확충하겠다면 정부와 해양진흥공사는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왼쪽부터)황호선 해양진흥공사 사장,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이 11일 오후 11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열린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컨테이너사업 통합 기본합의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양사는 오는 15일부터 사전 운영 협력체계를 가동한다. 사무실을 전면 통합하고 항로 공동 운영, 전산시스템 통합 등 실질적인 통합법인 운영에 착수할 예정이다. 급격한 통합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9~10월 기간 흥아해운 컨테이너사업부 전체와 장금상선 동남아항로 부문을 이관해 통합 운영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규 통합법인을 설립한다. 이후 내년 12월까지 통합법인에 장금상선의 한-일, 한-중 등 잔여 컨테이너 사업 부문을 모두 이관한다. 
 
통합법인의 양사 지분비율은 각각 5대5를 원칙으로 하되 채무 등 실사를 통해 정확한 비율을 정하기로 했다. 엄기두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협약식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통합비율 5대5 원칙은 양사의 출발점이 동일하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면서 “다만 모두 알다시피 현재 흥아해운이 어렵기 때문에 장금상선(의 지분율)이 70% 이상 되지 않을까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통합법인명과 최고경영진 구성 방안도 협의를 통해 추후 결정키로 했다. 엄 국장은 “임원진을 구성해야 하겠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했을때 가장 높은 직급이 사장 혹은 회장이던, 장금상선이 사장 또는 회장직을 맡고 흥아해운 측에서 부회장이나 부사장직을 맡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절차가 완료되면 통합선사의 선복량은 약 9만TEU(1TEU는 6미터 길이 컨테이너)로 국내 3위, 세계 19위로 거듭나게 된다. 선복량 기준으로 세계 20위 안에 드는 국내선사는 현대상선과 SM상선, 고려해운 등 기존 3개사에서 4개사로 증가하게 될 전망이다.
 
 
국내 인트라아시아 컨테이너시장은 2대 중형선사인 고려해운, 통합법인과 다수의 소형선사 체제로 개편될 전망이다. 인트라아시아는 한국과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역내 항로만을 운영하는 해운서비스 시장을 일컫는다. 최근 인트라아시아 컨테이너시장은 세계적인 선사들의 공격적인 영업 확대와 기존 시장 강자들의 중소형 컨테이너선 대거 발주 등으로 치킨게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 특화된 선사로서 통합 후에는 컨테이너 정기선 부문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적 선사간 통합으로 장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통해 양사간 통합이 중견·중소 선사간 추가 구조조정의 모범 사례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견 컨테이너 선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서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통합이 향후 중견·중소 선사들에게 통합이냐, 아니면 현재의 경영방침 유지냐 하는 판단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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