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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까지 튼튼하게 '치아 리모델링'
꾸준한 저작력 유지 도움…노화·치매 예방 효과도
2019-05-14 06:00:00 2019-05-14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치아 리모델링은 만성 치주염이 시작되고 잇몸 뼈가 부식을 시작하는 40대부터 전반적인 구강구조 점검을 시행해 입속을 보수 및 보강하는 장기적 치료 개념을 뜻한다. 단순 치료나 예방 차원이 아닌 사람마다 다른 구강 상태를 분석해 현재의 치아 문제를 보완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질병 위험을 미리 예방하는 방식의 맞춤형 생체모방학적 리모델링을 시행하는 방식이다. 오래된 집을 보수해 새집처럼 만들듯 수십 년 사용해온 치아도 전반적 리모델링을 통해 원래의 건강을 되찾고 100세까지 튼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치아 리모델링은 당장 보이지 않는 질병 위험까지 미리 파악하고 보수공사를 해 치주질환 등의 문제가 생겨도 잇몸이나 치아 뿌리가 건강한 상태에서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보철치료나 임플란트 등을 시행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치료 과정이 간편하고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치아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이 집계한 치아 리모델링센터를 찾은 환자는 지난 2015년 1032명에서 2018년 1548명으로 50% 증가했다. 특히 노년기 치아 관리에 대한 인식이 늘면서 60대 이상의 환자가 2015년 421명에서 2018년 800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성복 강동경희대병원 보철과 교수는 "40대 이후부터는 노화와 만성 치주염의 시작으로 치아와 구강조직의 부식이 빨라지므로 충치나 치주질환 등이 생기면 이전보다 피해 범위가 크고 치료 과정도 복잡하며 회복이나 효과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라며 "이때부터는 고장난 곳을 땜질하는 치료나 단순 스케일링 등으로 예방하는 것만으로는 20대 같은 구강 건강을 지키는 데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치아 리모델링은 사람마다 다른 구강구조와 생활습관, 드러나지 않았던 질병 위험 등을 포괄적으로 파악해 맞춤형으로 이뤄진다. 45~54세는 만성 치주염이 생기지 않도록 집중적으로 치태·치석을 관리하고, 마모되거나 부서진 치아를 원래대로 돌리는 치료를 한다. 55~64세는 저작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치아가 상실될 확률이 높으므로 잇몸뼈·치아 등의 상태를 파악해 임플란트, 브릿지 치료, 부분 틀니 등의 치료를 통해 치열의 무너짐을 막고 저작 기능을 회복한다. 75세 이상에서는 틀니 등으로 인한 잇몸 통증을 개선할 수 있는 임플란트 자석 틀니 등을 시행하고 씹는 힘을 회복시킨다.
 
치아 리모델링을 하면 고령에도 원활한 저작 기능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뇌세포를 꾸준하게 자극시켜 두뇌 노화 및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본 홋카이도 대학의 저작능력과 인지장애 관계 조사에 따르면, 저작능력이 우수한 경우가 불량한 경우보다 인지장애가 낮게 나타났다.
 
또 뇌졸중, 황반변성 등 전신 질환 예방 효과도 있다. 국내외 연구 결과를 보면 치주질환은 뇌졸중 2.8배, 혈관성 치매 1.7배, 심혈관계질환 2.2배, 당뇨병 6배, 류머티즘성 관절염 1.17배, 조산·저체중아 7.5배,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 1.53배, 황반변성은 1.61배 위험도를 높이는 걸로 알려졌다. 이밖에 치주질환자는 췌장암 위험이 50∼59% 높다는 연구보고도 존재한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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