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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성공하는 리더, ‘친절자산’을 키우자
2019-05-30 06:00:00 2019-05-30 06:00:00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곳곳에서 험한 욕설과 막말이 도를 넘고 있다. 아무리 심각한 사안이 있어도 일부 지도층의 무분별한 언행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서로 입장과 이해관계가 다르다 해서 이를 분노와 멸시로 표출하는 것은 당사자 개개인의 인격이나 품격이 가볍다는 것을 노출하는 것이고 결국 언행 당사자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무리한 언행에 대한 지적은 상대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갖추라는 요구에 더하여 스스로 바닥을 드러내지 말라는 권고성 메시지다. 갑질이 문제가 되는 요즘, 자신의 권리나 요구, 취향에 반한다고 상대를 공격·질타하는 행위는 자칫 부작용을 초래한다. 기왕에 청산할 관계가 아니라면 가급적 순화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 즉 친절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독일의 괴테는 “친절은 사회를 결속시키는 금 사슬(Gold chain)”이라고 했다. 어떠한 관계나 장벽도 넘어서는 최고의 가치다. 친절(親切)은 상대를 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겹고 고분고분하다는 뜻이다.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도 친절하게 대하기란 쉽지 않다. 도인(道人)이나 가능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친절은 불친절보다 많은 이점을 가져다준다.
 
몇 년 전 지방에 갔을 때의 일이다.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과 맛난 음식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짧은 여행에서의 값진 수확이 있었다. 한 식당 할머니의 친절이었다. 구수한 사투리로 음식재료와 조리법, 지역 관광코스까지 어찌나 자상하게 대해주시던지. 식사를 마치고 역으로 향하는데 전화가 왔다. 가방을 놓고 나온 것이다. 차를 돌리려는데 할머니가 헐레벌떡 뛰어오셨다. 그리고 가방과 함께 손수 빚은 떡 몇 개도 건네주셨다. 순수한 친절과 정이 느껴졌다. 이처럼 뜻밖의 친절은 상대의 자존감을 높이고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
 
친절은 긍정의 나비효과를 이끌어낸다. 친절에 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뉴욕 맨해튼의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 이야기다. 어느 날 월도프 아스토부부가 필라델피아의 한 작은 호텔에 투숙하려 했다. 하지만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손님이 몰려드는 바람에 빈방이 없었다. 부부는 돌아가야 할 상황에 처했다. 마침 이를 지켜보던 프런트직원 조지볼트는 손님을 빗속에 그냥 내보낼 수는 없다며 자신의 방을 내주겠다고 나섰다. 부부는 고마운 마음으로 “당신은 나중에 최고 호텔의 사장이 될거요”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2년 후 부부는 조지볼트를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의 경영자로 모셔갔다.
 
친절은 개인에게 큰 무형자산이다. 친절이 직접 돈과 성공과 존경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원하는 것을 얻고 일을 하는 데 윤활유가 된다. <친절의 경제학(Capitalization on kindness)>의 저자 크리스틴 틸퀴스트는 친절은 개인의 자본이며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했다. 친절도 1위인 기관은 경영성과에서도 1등을 하기 마련이다. 친절한 국민 한사람이 국가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친절이 보편화되기란 매우 어렵다. 겸손이나 자존심을 내세우면 자칫 비굴하거나 간사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또한 계급사회에서 친절은 복종과 순응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사회가 성숙해지면서 이제 친절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친절을 의식적이고 적극적으로 몸에 익혀야 한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자신의 다양한 감정보다는 차분하게 친절한 언행을 하라고 주문한다. 즉 친절해지려고 노력하며 나아가 친절기술을 배워 적용하라는 것이다. 친절은 몇 가지 행동을 정하고 학습과 훈련을 통해 실천할 수 있다. 침착하고 정중하게 언어나 행동, 표정이나 반응을 관리하고 상대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나아가 인사와 미소, 그리고 상대방을 인정·동조해주는 것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상대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자세라면 ‘친절100점’이 될 것이다.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경영학박사(yesnf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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