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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대련, '덩치값' 하려면 생산성 높여야"
2010-09-20 06:00:00 2010-09-20 18:39:54
부지 170만평, 세계 최대규모의 드라이도크, 강재처리능력 연간 100만톤, 임직원만 1만9000명. 그런데 생산성은?
 
STX대련조선소가 세계 3위권의 '매머드급' 설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져 덩치값을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세계 최고 수준 '매머드급' 설비
 
STX대련 조선해양 종합생산기지는 2007년 3월 착공 이후 현재 주조, 단조 등 기초 소재 가공에서 엔진 조립, 블록 제작까지 선박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공정이 한곳에 집중된 현지 일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총면적 550㎡(170만평)부지를 비롯해 세계 최대규모의 드라이도크 1기와 스키드 버스 4기, 해양플랜트 제작시설까지 보유했으며, 강재처리능력은 연간 100만톤, 임직원만 1만9000명에 달한다.
 
이만한 덩치의 종합생산기지는 전세계적으로 200만평 규모인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정도가 유일할 정도다. 이밖에도 대련조선소에는 직원 주거단지 180만㎡, 협력업체단지 150만㎡도 함께 들어서 있다.
 
STX(011810)관계자는 "당초부터 대련조선소는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협소한 도크 규모를 극복하고 대형 선종을 건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형화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 낮은 가동률·생산성 '고심'
 
하지만 STX대련은 이렇게 세계 최대수준의 설비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가동률과 생산성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STX대련 조선해양기지 탐방을 다녀온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실제로 대련측 관계자 역시 대련기지의 가장 아쉬운 점으로 차려진 설비에 비해 가동률과 생산성이 잘 살지 못하는 점을 들었다"며 "초기부터 너무 떡 벌어지게 설비를 차렸던 게 STX대련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행한 다른 연구원은 "STX대련의 가동률은 아직 100% 돌아가는 수준이 아니며 설사 100%가 되더라도 아직 생산성이 30%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지 중국인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선박건조 작업에 익숙한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생산성 수준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하지만 최근 살아나고 있는 조선업황을 배경으로 STX대련이 수주를 늘리면서 그만큼 설비도 알차게 돌린다면, 가동률과 생산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가라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가동률이 정상화됐다고 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며 "하지만 조선업이 살아나는 분위기인 만큼 STX대련이 내년, 내후년 어떻게 커질 것이냐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 STX대련 "점진적으로 정상화될 것"
 
STX그룹이 STX대련 조선해양기지의 가동률과 생산성을 정상화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STX대련은 향후 IPO(기업공개)를 통해 STX그룹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할 중요한 자금 확보처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현재 STX그룹은 올 10월 STX유럽의 해양플랜트·특수선 사업부문의 싱가포르 증시 상장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현재 Pre-IPO가 진행 중인 STX중공업도 상장할 계획이다. 2012년에는 대련 조선해양 기지·대련 엔진의 홍콩·중국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는 대체적으로 STX대련 조선해양기지의 향후 성장성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증권사의 한 조선담당 연구원은 "STX대련 조선해양기지의 경우 선박 인도 건수가 지난해 3척에서 올해 17~18척으로 증가했고, 내년에는 32척을 목표로 하는 등 상승 추세에 있다"며 "향후 가동률과 생산성 개선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이성빈 기자 brick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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